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재명 대선후보의 ‘조건부 특검 수용’ 입장에 대해 “현재 진행 중인 철저한 검찰 수사, 그리고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를 다시 한번 강조하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 후보의 발언을 고리로 야권에서 조속한 특검법 처리를 재촉하고 나서자 시기상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내비친 것이다.
송 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선대위 총괄본부장단 회의를 열고 “이 후보가 관훈토론회에서 특검도 수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특검은 13번 실시가 됐지만 단 한 번도 검찰 수사가 없이 된 적이 없다. 현재 수사 진행 중인데 해고하겠다면 누가 힘이 나겠느냐. 지금 단계에서는 검찰·공수처 수사에 협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검 도입 이전에 검찰 수사가 우선돼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발언으로 읽힌다. 조건을 내걸긴 했지만 특검 수용에 전향적 입장을 내비친 이 후보는 물론 야권의 공세에 “(특검법) 협상을 피할 생각은 없다. 자신 있다”고 맞받아친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와도 다소 대치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 측 좌장 격인 정성호 민주당 의원도 CBS라디오에서 ‘대선 전 특검 논의를 시작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었다.
이 자리에서 송 대표는 ‘고발사주 의혹’을 언급하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에게 날을 세우기도 했다. 그는 “국힘은 공수처 수사를 방해하는 특검 운운하지 말고 김웅 의원 등은 공수처 조사에 철저히 협력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또한 “오직 보복과 적개심에 의존해 정권교체를 외치고 있다”고 평가하며 “문재인 대통령의 특혜를 입어서 벼락출세해 서울중앙지검장, 검찰총장이라는 신임을 얻었던 분이 이를 박차고 나와서 적개심의 정치를 하고 있다. 본인이 대통령이 되면 이 후보를 구속시키겠다는 발언을 하며 통합의 정치를 말하는 것은 자기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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