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헝다그룹(에버그란데)이 2400억원대 현금을 확보했다. 자회사 지분을 매각하면서다. 이번에도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를 넘길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헝다그룹은 10일 홍콩증권거래소에 “자회사 헝다자동차 주식 1억7500만주를 주당 2.86홍콩달러에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이를 통해 5억 홍콩달러(약 758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헝다그룹은 다른 자회사 지분도 팔았다. 중국 관영언론 증권시보는 이날 “헝다가 지난 4~5일과 8일에 자회사 헝텅인터넷 지분 5.7%를 매각해 11억2500만 홍콩달러(약 1706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헝다그룹이 헝다자동차와 헝텅인터넷 주식 매각을 통해 확보한 현금은 2460억원 이상이다. 다만 헝다그룹은 “헝다자동차 주식 매각 대금을 부채 상환에 쓰지는 않고 전기차 연구개발 및 생산 자금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헝다그룹은 현금을 확보한 것만으로도 다가오는 위기를 넘길 수 있다. 헝다그룹은 10일까지 1700억원대의 달러화 채권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이를 이행하지 못하면 디폴트 상태에 빠진다. 주식을 매각해 사업 자금으로 들이겠다는 계획은 자금 사정의 호전을 시사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이달 들어 확보한 현금이 헝다그룹의 유동성 위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는 못한다. 헝다그룹 부채는 300조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다음 달까지 두 달도 남지 않은 기간에 4건의 달러화 채권 이자 지급이 추가로 예정됐고, 내년까지 상환할 달러화·위안화 채권 규모는 74억 달러(약 8조7000억원)에 달한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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