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정치 행보에 관해 “저는 성공하지 못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그분(윤 전 총장)이 어느 당에 들어가든지 그건 별 관심 없다”고도 했다.
자신의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선 “제 헌신이 필요하다면 떠안을 각오는 돼 있다”고 했다.
추 전 장관은 10일 오후 YTN에 출연해 이 같이 말했다. 추 전 장관은 법무장관 직을 마치고 자연인이 된 뒤로 “매우 공허하기도 하다”며 “개혁이 다 완수되지 않은 것을 보면서 마음 한편이 답답하고 때로는 분노가 올라오기도 한다. 공허함과 분노가 밀물, 썰물로 교차되는 그런 순간순간이 좀 있었다”고 그간의 심경을 털어놨다.
추 전 장관은 또 “촛불혁명이 가능한 나라, 대통령도 탄핵한 나라인데 정치검찰에 대해 방심할까 (하며) 위기감을 안 느끼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며 “그러나 민주주의 위기는 나라의 민주주의 의식 수준이 높다 해서 민주주의가 튼튼한 것이 아니고 방심하는 사이 한순간 추락할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서 염려하는 것”이라고 얘기했다.
윤 전 총장이 검찰총장 직을 수행하며 미리 정치를 준비해왔다고 보느냔 질문엔 “그렇게 본다. 제 주관적 인식이 아니라 그동안 세간의 세평, 또 정치권에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런 분들이 상당히 부추기면서 해온 말이 있었다”며 “퍼즐을 맞추면 이분은 미리 정치할 의사를 갖고 준비하고 있었다”고 추측했다.
이어 “검찰 조직 자체를 본인의 정치 준비를 위한 조직으로 만들고 있었구나 (생각했다)”면서 “오늘 (윤 전 총장이) 대변인을 보수 언론사 관계자로 지명했단 뉴스도 나오고 본격 정치 행보를 하는 것이다. 검찰총장이 대권에 직행하는 것은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라고 강조했다.
공수처가 윤 전 총장 수사에 착수한 데 대해선 “(윤 전 총장이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할) 당시 절차적 정당성에 대해 신경 썼지만, 그럼에도 검사징계법에 대한 법원의 이해가 상당히 부족했다”며 “본안(행정소송)은 이미 윤 전 총장이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실체에 관한 심리에 대해 전혀 염려하지 않는다”고 생각을 전했다.
대선 출마를 시사하기도 했다. 진행자가 대선 출마를 결심했냐고 묻자 추 전 장관은 “촛불혁명을 우리가 다시 일으켜야 되는 것이고, 또 개혁에 대한 저항세력에 다 기가 꺾여있는 이 상황에서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마음들이 들끓고 있는 거 같다”면서 “우리가 다시 전열을 가다듬어야 한다고 마음 모이는 것 같고 또 거기에 제 헌신, 역할이 필요하다면 떠안을 각오는 돼 있다”고 여운을 남겼다.
대선 경선을 연기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추 전 장관은 “지금의 당헌·당규는 이해찬 전 대표가 전당원 총회를 모아 확립해놓은 것”이라며 “어떤 형편, 형세에 따라 뒤집고 바꾸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단호한 입장을 전했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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