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딸과 교제 중인 남성에게 헤어지라고 요구하며 폭행하고 굴착기를 동원해 협박한 아버지와 일가족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청주지법 형사4단독(판사 이호동)은 특수상해와 공갈미수, 감금 등 혐의로 기소된 A씨(49)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범행에 가담한 A씨의 친형 2명과 아들에게는 징역 6~8개월에 집행유예 1~2년을 각각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미혼인 자신의 딸이 배우자와 자녀가 있는 피해자 B씨(32)와 교제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B씨에게 딸과 헤어질 것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자 A씨는 같은 달 21일 충북의 자택에서 B씨를 나무의자와 주먹 등으로 폭행해 3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가했다.
하지만 이날 B씨가 폭행을 당한 후에도 딸을 만났다는 소식을 듣게 된 A씨는 B씨의 사무실에 찾아가 또다시 폭력을 행사했다. 이후 전선으로 B씨의 팔과 다리를 결박해 승용차 트렁크에 강제로 태워 운행하는 등 약 1시간 동안 B씨를 감금하기도 했다.
A씨의 범행은 계속됐다. 그는 친형 2명, 자기 아들과 함께 굴착기로 구덩이를 파 B씨를 눕게 한 뒤 가슴과 하반신에 흙을 뿌려 일어나지 못하게 했다.
그러면서 “딸 인생을 망치게 생겼다. 어떻게 변상할 거냐”며 “매달 200만원씩 20년 동안 내 명의 계좌에 입금하라”고 협박하며 이에 응하지 않으면 땅에 파묻을 것처럼 겁을 줬다.
B씨는 요구를 받아들이는 척하며 현장을 빠져나온 뒤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사건 범행 발생 경위에 참작할 사정이 있다고 하나 A씨의 범행은 정도가 중하고 피해자 역시 작지 않은 상해를 입었다”며 “다만 피고인들이 범행을 인정하고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주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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