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 잔여 백신 접종을 받은 50대 남성이 숨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부산시가 백신 접종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 확인에 나섰다. 그러나 유족 측은 “고인이 살아있을 때 질병관리청에 인과관계를 수차례 요구했지만 수용되지 않았고 장례 중 대뜸 연락 와 시신 부검을 해야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유가족은 고인이 기저질환이 전혀 없었고 백신 접종을 받고 나서 며칠 후 갑자기 호흡곤란과 심정지 증세가 나타났다며 접종과 연관이 깊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족은 고인이 생전 질병관리청에 수차례 인과관계 조사를 요구했지만 이뤄지지 않았고 사망 후 보건소에서 “보상 절차를 진행하려면 시신을 부검해야 한다”고 통보해왔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유족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숨진 A씨(51)는 지난달 27일 오후 4시쯤 부산 부산진구 개금동에 있는 한 의원에서 AZ잔여 백신 접종을 받았다. 이후 A씨는 특별한 이상증세 없이 며칠간 일상생활을 해왔다.
접종 나흘째인 지난달 30일 오전 8시30분쯤 A씨는 자택에서 가벼운 운동을 하다가 호흡곤란 증세를 보였고 심정지 증세도 나타났다. A씨 가족은 심폐소생술을 한 뒤 119에 신고했고 A씨는 부산 사상구 한 종합병원 응급실에 옮겨졌다.
이후 A씨는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의식이 돌아오지 않았고 백신 접종 9일째인 지난 4일 오후 4시쯤 숨졌다. 병원 측은 A씨 사인에 대해 지주막하 출혈이라는 소견을 내놨지만 A씨 사망과 백신 접종과의 인과관계는 뚜렷하지 않다고 했다고 한다.
유족 측은 “백신 접종 부작용으로 고인이 사망했으며 방역 당국이 역학조사를 서두르지 않아 백신 접종과 사망 간 인과관계 조사가 불가능해졌다”며 “평소 기저질환은 물론 복용하는 약도 없었고 규칙적으로 운동을 할 정도로 건강했는데 백신 접종 후 갑자기 쓰러져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숨졌다. 이는 백신 접종 때문에 숨진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보건소의 백신 접종 후 사망 사실을 알렸더니 담당 의사가 백신 접종과 인과관계가 의심된다는 소견서를 내지 않으면 관련 조사를 진행할 수 없다고 해 황당했다”고 한 유족 측은 “정해진 절차에 따라 신속하게 조사가 진행돼 사망원인이 규명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사망 전 질병관리청에 수차례 인과관계 조사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장례절차가 진행된 지난 5일 오후 보건소에서 대뜸 연락이 와 보상 절차를 진행하려면 시신을 부검해야 한다고 말해 유족을 또 한 번 슬픔에 빠뜨렸다”며 “우리가 원한 건 보상이 아니라 인과관계 규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유족 측은 시신 부검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사망과 백신 접종과의 인과관계 조사가 어려울 전망이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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