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운명이 4·7 재보궐선거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 민주당이 승리할 경우 이 위원장은 대권주자로서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지만, 패배할 경우 당내 입지가 줄어들며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국민의힘이 승리한다면 김 위원장은 ‘킹 메이커’로써 야권의 대권구도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수세에 몰린 이 위원장은 승리가 절실하다. 이 위원장은 민주당 대표로 당헌·당규를 개정해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와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를 공천한 책임이 있다. 민주당이 패배할 경우 자연스럽게 화살은 이 위원장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6일 “선거에서 패하면 이 위원장은 대권주자로서의 영향력이 더 줄어들 수도 있다”며 “당내 1위 주자가 아닌 점도 이 위원장에게 불리한 요소”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이 승리한다면 이 위원장은 당내 1위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본격적인 대권경쟁에 나설 수 있게 된다. 당 일각에서는 ‘LH 사태’로 정권심판론이 크게 작용한 상황에서 이 위원장의 선거에 대한 책임이 크지 않다는 견해도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당을 승리로 이끌어야 승리해야 앞으로 정치적 보폭을 넓힐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선거 바로 다음 날 당을 떠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그는 “약속한 대로 약속을 지키고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8일 오전 비대위회의 후 대국민 메시지를 낸 뒤 정치적 휴지기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중도층과 호남 껴안기를 비롯한 당 쇄신뿐 아니라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국민의힘 필승론을 뚝심 있게 밀어붙인 그가 다시 비대위원장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당 관계자는 “김 위원장은 당내에서 압도적인 재추대 여론이 없다면 재등판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 잔류 여부와 관계없이 대선을 앞두고 야권의 차기 대선주자를 띄우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여야를 넘나들며 총선 승리를 이끌었던 그가 이번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비롯한 야권의 정권교체 플랫폼 역할을 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박재현 백상진 기자 j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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