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75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1일 시작되면서 고령층의 접종 전후 주의사항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의 설명에 따르면 만성질환 또는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자에게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권고된다. 특히 노약자와 기저질환자의 경우 코로나19에 걸리면 치명률이 높은 만큼 백신 접종으로 얻는 이익이 훨씬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다만 말기 질환을 앓고 있거나 접종 당일 발열 증상이 나타나는 등 몸 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 접종 일정을 조정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만 75세 이상 백신 접종과 관련한 전문가들의 설명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만성질환 또는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자도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좋은가.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오히려 반드시 접종을 받아야 한다. 코로나19가 기저질환자와 노약자에게 특히 치명적인 질병이기 때문이다. 고혈압, 당뇨 등의 단순 만성질환을 앓고 있거나 건강한 어르신의 경우 백신접종의 이익을 가장 많이 볼 수 있다. 만성 심장질환이나 만성 폐질환을 가진 경우도 의료기관 이용이 잦은 만큼 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그러나 말기 질환을 가졌거나 접종 당일 발열 등 증상이 진행 중이라면 몸 상태를 살펴보고 일정을 조정하는 것이 좋다.”
-백신의 안전성 측면에서 젊은 층에 비해 고령자가 위험하지 않은가.
“현재 개발된 코로나19 백신은 고령자에 대해서도 좋은 수준의 예방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만 75세 이상 대상으로 접종을 시작하는 화이자 백신의 경우에도 만 65세 이상이나 이하에서 예방효과에 차이가 없다는 사실이 임상 연구 결과로 확인됐다. 발열, 근육통 등의 이상 반응은 젊은 층 대비 고령층에서 오히려 발생률이 낮다.”
-만 75세 이상 접종 대상자에게 예방 접종 장소 선택권이 있는가.
“화이자 백신은 특성상 의료기관에서 접종하기 어려워 별도로 설치된 예방접종센터에서 접종을 진행하고 있다. 그래서 장소를 선택하기는 어렵다. 주민센터에서 안내하는 대로 가까운 예방접종센터를 방문해야 한다. 혹시 예방접종센터를 방문하기 어려운 상황에 있는 경우에는 5월부터 만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위탁의료기관, 동네 의료기관 등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할 예정이므로 그때 접종받을 수 있도록 조정이 가능하다.”
-백신 접종 전후 주의해야 할 사항은.
“건강한 상태에서 접종받는 것이 중요하다. 접종 후 하루 이틀은 목욕, 고강도 운동, 음주 등을 삼가고 접종 부위를 깨끗이 관리해줘야 한다. 어르신의 경우 접종 뒤 혼자 있기보다는 다른 사람과 함께 지내며 증상 발생 시 도움을 청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
-만약 백신 접종 후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예방접종 후 즉시 발생 가능한 이상 반응 중 대표적인 것이 ‘아나필락시스’(중증 전신 알레르기 반응)다. 아나필락시스의 경우 늦어도 1시간 이내에는 대부분 증상이 나타나므로 접종 장소에서 바로 대응이 가능하다. 접종 후 빠르면 4∼5시간 후부터 나타나는 접종 부위 통증, 발열, 근육통 등과 같은 경증 이상 반응은 젊은 사람들에게 자주 나타나며, 대부분 48시간 이내에 사라진다. 48시간이 지나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접종의료기관이나 보건소에 연락하는 것이 좋다. 두통, 시야 장애, 흉통 증상 등이 나타난다면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평소 혈압약을 복용하고 있다. 백신접종을 하면 열이 심하게 난다는데 접종 후 혈압이 급상승하지는 않나.
“평소 혈압약을 복용해 혈압이 어느 정도 조절되고 있다면 혈압 상승으로 문제가 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코로나19 백신이 치매를 유발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사실인가.
“전혀 사실이 아니다. 백신이 치매를 유발하려면 신경세포나 뇌에 만성적인 영향을 끼쳐야 하는데 기전상으로 백신이 그 정도의 능력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 또 코로나19 백신이 신경세포나 뇌에 영향을 끼친다는 근거가 현재까지 존재하지 않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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