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은 뒤 뇌혈전이 나타난 사례가 13명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독일 정부는 잠정 중단했던 AZ 백신 접종을 재개하기로 했다.
18일(현지시간) 독일 보건부는 AZ백신을 접종받은 뒤 뇌혈전이 나타난 사례가 13명으로 늘었다고 발표했다. 이 중 3명은 사망했다. 13명의 사례 중 12명은 여성, 1명은 남성이었고, 이들의 연령대는 20세∼63세였다.
독일이 지난 15일 AZ백신 접종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했을 당시만 해도 피해 사례는 7명이었다. 그 숫자는 사흘 만에 2배 가까이 늘었다. 독일의 AZ백신 접종자가 총 160만명인 것을 고려하면 뇌혈전 발생 빈도는 평균치를 웃돈다고 독일 언론은 경고했다. 통상적으로 1명이 나오는 게 정상이다.
독일의 백신 승인기관인 파울에를리히연구소(PEI)는 AZ 접종 중단을 권고할 당시 뇌혈전 피해자 7명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7명 중 6명은 20∼50세 여성으로 대뇌정맥 부비강 혈전증(sinus venous thrombosis) 증상이 있었다. 나머지 남성 1명은 혈소판이 부족한 가운데 뇌출혈이 나타난 사례로 앞선 여성들의 사례와 대조적이었다.
PEI는 “이들 사례는 모두 AZ백신 접종 4∼16일이 지난 뒤 발생했다. 수일이 지나도 몸이 좋지 않았고 두통이 심해진다고 호소했다”면서 “AZ백신 접종 이후 4일이 흘렀는데도 몸이 좋지 않고 두통이 지속된다면 즉시 의학적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독일 정부는 19일부터 AZ 백신 접종을 재개하기로 했다. 옌스 슈판 독일 보건장관은 18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연방정부와 PEI의 협의 결과 내일부터 백신 접종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 정부의 접종 유지 판단에는 유럽의약품청(EMA)의 권고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EMA는 이날 혈전과 AZ백신 접종의 관련성을 명확히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AZ백신 접종 권고를 유지했다. 에머 쿡 EMA 청장은 기자회견에서 “이것은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이라며 “우리는 이런 백신들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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