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26)는 최근 배달의 민족, 요기요 등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을 삭제했다. 일주일에 수차례 시켜 먹던 배달음식을 줄이기 위해서다. 코로나19로 야외활동이 어려워 실내에만 있으니 몸무게가 늘어났다는 ‘확찐자’는 남의 얘기다. A씨는 코로나19에 허리띠를 졸라매며 외식비를 가장 먼저 줄였다. A씨는 “배달음식만 줄여도 일주일 치 식비가 나온다”며 “생활비를 10만~20만원을 아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29일 취업포털 인크루트와 알바콜이 825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9.1%가 ‘짠테크’ 중이라고 밝혔다. 짠테크는 무작정 아끼고 안 쓰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는 방식의 재테크를 뜻한다. 코로나19 불황을 견디는 새로운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짠테크를 결심한 이유는 크게 수익·소득 감소와 저축·상환의 두 가지로 나뉘었다. 당장 현금 확보가 어렵거나 미래의 유동성 위기를 고려해 짠테크를 시작한 셈이다. 나이에 따라 계기가 나뉘었다. 20·30·50대의 경우 생활비가 부족해 불필요한 지출을 줄였다는 응답자가 다수였다. 지난달 퇴사한 B씨(28)는 “퇴사 후 아르바이트도 구하지 못해 빠듯하다”며 “사소해 보이지만 카페를 덜 가는 것부터 시도하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40대의 28.1%는 비상금을 마련하기 위해 소비를 조절하기 시작했다고 응답했다.
코로나19 이후 지출을 줄인 응답자도 70.3%였다. 짠테크를 결심한 다수가 실천에 옮긴 셈이다. 가장 많이 지출을 줄인 항목은 외식비(24.3%)로 조사됐다. 취미생활 비용을 줄였다는 응답자도 18.5%, 쇼핑을 덜 하나 경우도 12.9%, 자기계발비를 줄였다는 응답자도 10.9%에 달했다. 코로나19로 문화생활을 포기한 경우가 66.6%였다. 그 외 본인 또는 부모님 용돈, 교통비·차량 유지비, 예·적금, 부모님 용돈 등을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 여부에 따라 지출을 줄인 원인이 달랐다. 코로나19로 취업 시장과 소비심리가 얼어붙어 직접적 타격을 받은 구직자, 자영업자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입원을 가진 직장인의 차이로 분석된다. 구직자의 33.6%는 생활비가 부족해 지출을 줄였다고 밝혔다. 자영업자의 17.4%도 같은 이유로 소비를 줄였다고 응답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수입이 줄어 짠테크를 시작했다는 자영업자도 17.4%에 달했다. 반면 직장인의 25.1%는 내 집 마련 등 추후 목돈을 마련하기 위해 짠테크를 시작했다고 답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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