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취업준비생이 “박탈감이나 허탈함 같은 표현으로도 (심정을 다 말하기) 힘들다”며 인천국제공항공사 보안검색요원들의 정규직 전환 철회를 촉구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공채를 1년 정도 준비했다는 취업준비생 A씨는 25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비정규직의 정규직 대규모 전환 소식을 듣고 어땠나”라는 질문에 “상반기 신입직원 채용 필기시험 공부를 하다가 독서실에서 소식을 접했는데 너무 어이가 없어서 그날 공부할 의욕을 상실했다”며 “박탈감이나 허탈함 같은 표현으로도 (심정을 다 말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A씨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과정을 문제 삼았다. 그는 “정규직 자리가 많아지는 건 찬성”이라면서도 “실력이나 노력으로 취업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운빨로 평생 직장이 결정된다. 이번 사태를 통해 (노력에 대한 결과를) 확실하게 얻어갈 수 있는 사회가 아니라는 걸 인식하게 됐다. 취준생들의 불안감은 (커졌고), 동기부여를 잃어버린 건 사실이다”라고 비판했다.
A씨는 “정규직 전환을 할 거면 예고를 하고 취준생들에게도 응시할 기회를 줬어야 하지 않느냐. 무원칙하게 돌아가면 안 된다는 말씀인가”라는 진행자 질문에 “맞다”고 답했다. 열심히 노력한 취준생들에게는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고, 기존 보안검색요원들만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건 불공평하다는 취지다.
이에 진행자가 “정규직 전환되는 일부 보안검색요원들은 ‘그동안 들인 노력과 쌓은 경험 등은 왜 인정해주지 않느냐’라고 말한다”라고 묻자 A씨는 “솔직히 모든 비정규직이 그런 투자는 다 한다”며 “회사의 정규직 전환은 상대적 차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규직 전환되는 1900여명은 사무직 직군은 아니지 않느냐”라는 질문에는 “보안검색요원들을 공채로 뽑은 적이 없어서 구체적으로 알 수는 없지만 상당한 경쟁률이 예상되는 건 사실이다”라고 답했다. “우리는 사무직 직군이 아니다”라는 보안검색요원들의 반발은 설득력이 없다는 취지다.
A씨는 마지막으로 정규직 전환 철회를 요구했다. 그는 “공기업만 준비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쌓아왔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는 순간이다. 미래 자체가 불투명해진 거다”라며 “취준생들은 시간과 노력이 투입되는 만큼의 결과가 돌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보안검색요원 정규직 전환 논란은 안팎으로 커지고 있다. 기존 정규직들은 헌법소원까지 제기해가며 반발하고 있다. 보안검색요원과 소방대 노조는 “2017년 이후 입사자 800여명은 NCS(직무기초능력)를 통과해야 정규직이 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고용안정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취업준비생들은 공정하지 못한 정규직 선발 기회를 지적하고 있다. 정규직 전환을 할 거면 취업준비생들도 동등한 기회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한 보안검색요원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억울한 감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정규직 전환이 확실하지도 않을뿐더러 채용 과정과 업무 강도를 고려했을 때 ‘로또취업’ 비판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황덕순 청와대 일자리수석은 지난 24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많은 분이 기존에 있는 비정규직 일자리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만이 정책의 목표라고 생각하시는데 그것은 아니다”라며 “이런 정책이 없었다면 비정규직으로 뽑았을 일자리도 (지금은) 정규직으로 뽑고 있다. (오히려) 청년 취업준비생들에게 더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반영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황 수석은 “국민이 충분히 이해하도록 이번 결정을 설명하는 과정이 부족했다면 정부의 잘못”이라며 “당사자 모두가 만족하지 못해도 최선을 다해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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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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