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남북 경협 및 동북아지역 관련 정책을 연구하는 단체의 이사장을 맡는다. 당 대표에서 물러난 뒤에도 평생 쌓아온 연륜과 경험을 토대로 문재인정부와 당의 대북정책에 힘을 보태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2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가 정계 은퇴 뒤에도 시민운동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과 동북아 평화에 힘을 쓰고 싶다는 바람을 갖고 있었다”며 “오는 23일 동북아평화경제협회 이사장으로 취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북아평화경제협회는 북한을 포함해 동북아 국가들과의 경제교류 및 상호협력관계 방안을 마련하고 실천하는 데 설립 목적을 두고 있다. 직전 이사장은 이치범 전 환경부 장관으로 그가 지난해 11월 말레이시아 대사로 임명되며 공석인 상태다. 이 대표는 이사장으로 취임한 뒤 정치적 인맥을 활용해 정례 포럼을 진행하고 토론회를 여는 등 협회의 활동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도 협회 고문으로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지난 20여년간 우리 정부의 대북화해정책에 깊숙이 관여해 왔다. 그는 평양에서 첫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000년 6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특별수행원으로서 북한 땅을 밟았다. 2018년 10월에는 평양에서 개최된 10·4 공동선언 기념식에 노무현재단 이사장 신분으로 방북하는 등 총 4번 평양을 방문했다. 이 대표는 최근 급속도로 얼어붙은 남북관계에 수차례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한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 대표의 가장 큰 고민거리가 바로 남북관계”라고 전했다.
동북아평화경제협회 사무실은 국회와 지근거리에 있다. 이 대표가 대표직에서 물러난 후에도 대북정책과 관련해 원내 인사들과 활발한 의견 교환을 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의 큰 어른이 오시는 만큼 협회의 기대가 크다”며 “앞으로 이 대표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목소리를 자주 내실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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