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스포츠채널 ESPN이 한국프로야구 정규리그(KBO리그) 생중계에서 화상으로 인터뷰한 메이저리거 트레버 바우어(29·신시내티 레즈)의 휴대전화 번호를 노출하는 방송 사고를 냈다. 하지만 바우어는 의연하게 자신의 휴대전화를 이용한 이벤트를 진행했다.
ESPN은 지난 10일(한국시간) 경남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의 KBO리그 경기를 미국으로 생중계했다. 이 경기가 시작된 오후 2시는 미국 동부시간을 기준으로 오전 1시였다. LG는 8회초에만 7점을 뽑아 10대 8로 역전승했고, 이 모든 순간이 미국 전역으로 중계됐다.
문제는 중계방송 도중 화상 인터뷰를 진행한 바우어의 휴대전화 번호가 노출되면서 발생했다. 바우어는 미국산 스마트폰 아이폰의 영상통화 기능인 페이스타임을 활용해 ESPN 화상 인터뷰에 응했다. ESPN은 페이스타임 영상을 그대로 화면에 띄웠고, 이로 인해 바우어의 전화번호가 수초간 방송됐다.
비록 미국에서 새벽이었지만 메이저리그 스타의 휴대전화 번호 노출은 명백한 방송 사고였다. 바우어의 휴대전화가 팬들의 통화 시도와 문자메시지 발송으로 먹통이 될 수도 있는 상황. ESPN은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바우어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바우어는 의연했다. 그는 방송 직후 트위터에 문제의 화면을 사진으로 공개하면서 “ESPN이 내 전화번호를 세계에 노출했다. 하하. 망한 것일까. 경품행사를 실시하겠다. 앞으로 48시간 동안 서명한 야구화 한 켤레와 야구공을 나주겠다. 방법은 음성 메시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행운을 빌겠다”고 적었다. 방송에 노출된 전화번호도 그대로 공개했다. 바우어가 이벤트를 시작한 시간은 한국시간으로 지난 10일 오후 3시27분이다. 오전 10시27분 현재 19시간이 흘렀다.

바우어는 방송 사고로 비롯된 팬들과 소통을 즐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루를 넘긴 11일 오전 8시쯤 트위터에 “잠시 여러분과 페이스타임 통화에 응하겠다. 스크린샷 촬영과 녹화를 권장한다. 내 휴대전화여, 영면하라(RIP)”거나 “너희가 내 페이스타임 기능을 박살냈다”고 적기도 했다.
바우어는 2012년 6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데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를 거쳐 지난해부터 신시내티 선발투수로 활약하고 있다.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중부지구를 4위(75승 87패)로 끝낸 신시내티에서 바우어는 11승 13패 평균자책점 4.48을 기록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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