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정부가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인 5700만명이 거주하는 북부 루손섬 전체를 17일부터 봉쇄하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서 인데 루손섬에는 한국인 교민 5만~6만여명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주필리핀 한국대사관과 한인총연합회 등에 따르면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대국민 담화에서 "17일 0시부터 4월 13일 0시까지 수도권인 메트로 마닐라를 포함한 루손섬 전체를 봉쇄한다"고 밝혔다. 봉쇄 기간 루손섬 주민들은 생필품과 의약품을 사러 나가는 것을 제외하고 자택에 격리된다. 또 대중교통 운송이 중단되고, 식료품 등을 공급하는 업소와 수출 업계 이외에는 모두 문을 닫는다.
루손 섬에서 필수 인력과 화물을 제외한 육상과 해상 항공 이동이 제한된 가운데 국제공항을 통해 72시간만 외국인의 출입국을 허용하기로 했다. 오는 19일 자정이 시한이다. 이에 한국대사관과 한인회는 필리핀 루손섬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을 파악하고 있다. 루손섬 교민 상당수가 귀국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인회 관계자는 "루손섬은 현재 준계엄 상태"라며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의료시설이 열악해 교민들이 불안해하고 있어 나갈 수 있는 사람은 다 떠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주필리핀 한국대사관은 국토교통부, 한국 국적 항공사 등과 72시간 안에 한국 교민을 이송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17일 마닐라발 인천행 KE624편에 대형 기종을 투입, 좌석을 276석에서 338석으로 62석 늘렸다. 또 18∼19일 마닐라발 인천행 여객기 3편과 19일 클락발 인천행 여객기 1편을 모두 대형 기종으로 변경해 256석을 추가로 확보했다.
아시아나항공도 18일과 19일 마닐라발 인천행 여객기 4편과 18일 클락발 인천행 여객기를 모두 대형 기종으로 바꿔 620석을 추가로 확보하기로 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6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