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범보수 통합 움직임이 분주히 진행되는 가운데, 창당을 준비중인 혁신통합추진위원회 박형준 위원장이 21일 제주를 찾아 원희룡 제주지사에게 창당 참여를 공식 제안했다. ‘대권 잠룡’으로 거론되는 원희룡 지사의 결정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날 새벽 첫 비행기를 이용해 제주도청 지사 집무실을 찾은 박 위원장은 원 지사를 만나 “지금 대한민국이 중요한 변곡점에 있다”며 “대한민국이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희망 대안세력을 만드는데 적극 참여해달라”고 요청했다.
박 위원장은 “원 지사가 현재 무소속으로 제주지사 직을 수행하고 있지만,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가는 데 이번 총선에서 뭔가 새로운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대한민국의 새 길에 원 지사가 가지고 있는 지혜와 통찰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원 지사는 “고민하겠다”며 “차후 박 위원장께 설명드리겠다”는 입장만 간략히 전했다.
원 지사는 한나라당 시절 남경필, 정병국과 함께 개혁 성향의 소장파 인사로 분류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당시 새누리당을 탈당한 후 바른정당과 바른미래당에 합류했다가 2016년 다시 탈당해 현재는 당적이 없는 상황이다. 올해 신년대담에서는 “중앙정치로 언제, 어떻게 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나조차도 쉽게 결론을 내릴 수 없다”며 중앙 정치 복귀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날 박 위원장은 지사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혁신은 정치권 물갈이가 아니라, 미래로 나아갈 길을 풀어내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원 지사는 미래에 대한 지식과 감수성이 있고, 미래를 정책으로 다뤄본 경험이 있어 통합신당에 매우 의미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현재로는 숙고하겠다는 답까지만 받았지만, 지사 역시 우리 정치가 대한민국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합류 가능성에 기대를 놓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원 지사가)참여하지 못 해도 지사와 연대할 수 있는 방법은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통합신당 추진 협의체 구성과 관련한 보수진영 갈등에 대해서는 “통합신당은 광범위한 보수 세력 규합 플랫폼으로서 지난 주말 신당의 역할과 체계에 대해 명확히 정리가 끝났다”며 “중도 분들도 수용가능한 방향이다. 본격적인 세 규합에 나섰다”고 밝혔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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