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 행각을 벌인 뒤 해외로 도주하려던 러시아인 2명이 항공기 이륙 직전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부산지방경찰청은 18일 특수강도 혐의로 러시아인 A씨(33)와 B씨(29)를 긴급체포해 전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인계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전날인 17일 오후 7시30분쯤 전남 완도군에 위치한 C씨(65) 집에 침입해 C씨를 감금하고 현금 200만원과 휴대전화를 빼앗아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몸이 묶인 C씨는 다음 날 아침 집에 찾아온 이웃의 도움으로 경찰에 피해 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인근 CCTV를 분석해 A씨 등의 도주 경로와 인상착의를 파악하고 출입국관리사무소 협조를 받아 인적 사항을 확인했다.
이후 부산경찰청 공항경찰대는 몇시간 뒤인 오후 1시20분 전남경찰청으로부터 A씨 일당이 항공편으로 출국할 가능성이 크다며 공조 수사 요청을 받았다. A씨 등이 탄 항공기는 10분 뒤인 오후 1시30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륙할 예정이었다. 사안의 긴급성을 파악한 공항경찰대는 탑승 수속을 마치고 출발 준비를 위해 계류장에서 활주로로 이동하던 항공기를 신속하게 확인한 뒤 긴급 회항 조처를 내렸다.
이들은 오후 2시쯤 회항한 항공기 기내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공항경찰대가 항공기에 올라 두 사람의 신병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저항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불법체류자로 자진 출국 사전 신고제를 이용해 출국 준비를 한 뒤 한국을 떠나기 직전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당사자들의 위탁 수하물이 없었고 다른 승객들이 항공기 출발 지연을 양해해주셔서 신속하게 상황을 종료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강태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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