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14일 치러진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문과 수학이 대단히 어려웠다. 국어는 지난해보다 쉬워졌지만 여전히 난도가 높았다. 절대평가로 등급만 나오는 영어는 지난해보다 1등급 인원이 많아졌다. 전반적으로 ‘까다로운 수능’ 기조가 올해도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과목별로 난이도가 널뛰기하는 현상도 여전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3일 수능 채점결과를 발표했다. 수험생이 가장 애먹은 영역은 문과생이 주로 치르는 수학 나형이었다. 만점자에게 부여되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149점까지 치솟았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높을수록 시험이 어려웠다는 의미다. 수학 나형은 2009학년도 이래 가장 까다롭게 출제된 시험이란 평가다. 성기선 평가원장은 “초고난도 문항을 줄이는 대신 고난도 문항 비율이 높아지다보니 인문계열 학생들이 어려움을 느낀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과생이 치르는 수학 가형은 전년도 수준과 비슷했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지난해 133점에서 올해 134점으로 1점 올랐다.
지난해 ‘불수능’ 논란을 빚었던 국어의 올해 표준점수 최고점은 140점이었다. 역대 가장 높았던 지난해 150점보다는 10점 내려갔다. 그러나 쉬워졌다고 보긴 어렵다. 표준점수 최고점 140점은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점수다. 140점까지 치솟은 해는 2009학년도, 2011학년도 두 차례 있었다.
영어는 지난해보다 쉬웠다. 영어 절대평가제 3년차로 첫해 1등급 비율은 10.03%, 지난해 5.3%였다. 이번 수능은 7.43%로 전년도보다 2.13%포인트 상승했다. 1등급 인원은 3만5796명으로 지난해보다 7854명 늘어났다.
입시 전문가들은 문과에서는 수학, 이과에선 국어 점수가 당락을 가를 변수로 꼽았다. 수학 나형은 상위권 변별력이 상당했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149점이고 1등급 구분점수가 135점이다. 같은 1등급이지만 최대 14점 격차를 보인 것이다.
국어도 변별력 있었다. 표준점수 최고점 140점, 1등급 구분점수가 131점이었다. 1등급 내 점수차가 최대 9점이다. 수학 가형은 1등급 내 최대 점수차가 6점이었다. 영어 1등급 비율이 늘어난 점도 변수로 꼽힌다. 다만 대학별 영어 점수 방식이 다르므로 지원 전략에 따라 점수 격차가 커질 수도 줄어들 수도 있다.
수학에서 문·이과 난이도 불균형이 심각하게 나타난 점도 특징이다. 지난해 수능에선 가형과 나형의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가 6점(가형 133점, 나형 139점)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15점(가형 134점, 나형 149점)으로 벌어졌다. 문·이과 교차지원 시 유·불리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필수과목인 한국사는 과거보다 어려웠다. 올해 1등급 비율이 20.32%, 지난해는 36.52%였다. 사회탐구 변별력은 전년보다 높아졌다. 경제가 표준점수 최고점이 72점으로 가장 어려웠고, 윤리와 사상이 62점으로 가장 쉬웠다. 과학탐구에서 가장 어려웠던 과목은 지구과학Ⅰ로 표준점수 최고점이 74점이었다. 물리Ⅰ과 지구과학Ⅱ가 66점으로 가장 낮았다.
응시 인원은 50만명대가 처음으로 깨졌다. 올해 응시인원은 48만4737명(한국사 기준)이었다. 입시기관에 따르면 재수생이 28.3%로 2007학년도 이래 가장 많았다. 입시 전문가들은 정부의 정시비중 확대 정책과 학생 수 감소 때문에 재수생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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