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나흘째 단식 중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교안 오빠’라고 부르며 비판하는 글을 썼다가 논란이 일자 수정했다.
이 의원은 23일 페이스북에 “비교적 자유롭게 쓸 수 있는 풍자적인 스타일의 글이라도 어떤 분들은 특정 단어에 불편해하실 수 있다는 사실을 좀 더 살폈어야 했다”며 “특정 단어 때문에 메시지가 가려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 원문의 ‘오빠’라는 표현을 ‘당 대표’로 바꿔 새로 올린다”고 썼다.
문제가 된 글은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의 입장에서 황 대표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쓰였다. 여기에서 황 대표는 ‘교안 오빠’라고 불리고 있고, 글 마지막에는 ‘나경원 올림’이라는 표현까지 있다. 첫 머리는 ‘교안 오빠, 계산을 정확히 할 필요가 있어서 메시지를 드린다’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이 글은 전날 이 의원의 페이스북에 게시됐다.
이를 통해 이 의원은 “오빠 속만 괴롭히는 위장(胃腸)탄압”이라며 황 대표의 단식을 비꼬았고, 박찬주 전 육군 대장 영입 시도를 언급하며 “오빠가 ‘삼고초려’한 인재라도 국민 눈높이에는 영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이 쓴 글은 정치권 안팎에서 논란을 불렀다. 나 원내대표가 여성이라는 점을 맥락 없이 부각해 성희롱성 표현을 쓴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진 것이다.
이창수 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민주당의 원내대표까지 한 이 의원의 수준이 한심하다”며 “엄중한 시국과 현실에 대해 깊은 고민과 대안을 제시하기는커녕 여성을 희화화하며 동료 정치인을 조롱했다”고 했다. 이어 “자신의 글이 성희롱이라는 인식조차 하지 못하는 저급한 성인식도 개탄스럽다”고 덧붙였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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