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기업의 교묘한 ‘세금 회피’…국세청 수천억원대 추징

Է:2019-11-20 17:40
ϱ
ũ

국세청, 역외탈세 혐의 기업·개인 171곳 세무조사


국세청이 다국적 기업의 역외탈세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일부 기업들이 조세 조약 및 세법의 ‘맹점’을 악용해 공격적인 역외탈세를 일삼고 있다는 판단이다. 고정 사업장을 두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 이익을 얻는 다국적 기업을 대상으로 ‘디지털세(구글세) 부과’ 등을 논의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세청도 국내에서 할 수 있는 조치를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수천억원대 세금 추징이 전망된다.

국세청은 171건(법인 46곳, 개인 125명)을 대상으로 전국 동시 세무조사를 한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세무조사는 다국적 기업과 일부 대기업의 탈세, 중견 자산가들의 편법 상속·증여에 집중한다. 중견기업 사주일가도 대거 포함됐다. 특히 다국적 기업이 국내에서 이익을 얻고 세금을 내지 않는 행위를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최근 다국적 기업의 조세회피 수법은 한층 진화하고 다양해졌다. 사업 구조 개편을 위장하거나 이전가격을 조작하는 것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다국적 정보기술(IT) 업체인 A사는 보유하고 있는 인터넷 사이트와 계열사를 통해 국내에서 영업과 마케팅 등을 벌였다. 하지만 영업활동 등을 부가가치가 낮은 용역으로 위장해 원가 수준의 수수료만 냈다. 한국에서 벌어들인 소득을 부당하게 국외로 이전한 것이다.

다국적 기업인 B사는 조세 조약상 원천징수를 하지 않는 국가에 사용료를 전달하는 ‘도관 회사’(빨대 회사)를 설립해 탈세를 했다. 이후 사업구조 개편을 위장해 국내 소득을 해외로 빼돌렸다. 국세청은 이 회사를 상대로 수천억원대 세금을 추징한 것으로 알려진다. 다국적 IT 기업 C사는 국내 자회사로부터 특허 기술에 대한 대가를 받고 있었는데, 이를 연구비 공동부담 방식으로 사업구조를 바꿔 국내 소득을 부당하게 탈루하기도 했다.

또한 국세청은 중견자산가와 그 가족도 집중적으로 조사한다. 한 병원 원장의 딸 D씨는 뚜렷한 소득원이 없으나 부친이 병원을 운영하면서 신고 누락한 병원 수입을 변칙 증여 받아 고가의 해외부동산을 취득했다. 호텔 사주의 딸 E씨는 장기간 해외에 체류하면서 해외 신용카드를 사용해 고가 시계·가방 등 명품을 구입했다. 카드대금은 아버지가 변칙 증여로 대납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이번 세무조사는 해외 현지법인과의 정상거래 위장 자금 유출, 비거주자 위장 탈루 등 신종 역외탈세 뿐만 아니라 다국적 IT기업 등의 공격적 조세회피 행위도 중점 검증할 예정이다”며 “최근 일부 중견 자산가들이 변칙 자금을 활용해 해외 부동산을 취득하거나 해외에서 호화로운 생활을 영위하는 불공정 탈세 행위도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전슬기 기자 sgjun@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
Ϻ 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