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6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헌법 가치를 받드는 모든 분들과의 정치적 통합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른바 ‘보수 빅텐트’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황 대표는 보수통합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한국당 간판을 내려놓을 수 있다는 뜻도 시사했다. 당 안팎에서 고개를 드는 황 대표 리더십에 대한 회의론 등을 보수대통합 이슈로 돌파하겠다는 의중도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지난 10월 광화문광장의 민심은 ‘문재인정부의 독선과 오만을 심판해 달라’ ‘범자유 세력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것이었다”며 “대한민국을 지키고 흔들리는 대한민국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큰 시대적 명령을 받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추구하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총선 승리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자유우파의 대통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지난 탄핵 과정에서 보수가 분열돼 정권을 내주고, 두 전직 대통령이 영어의 몸이 되면서 자유우파에 정치적 상처가 생긴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자유우파 정치인들은 좌파 정권을 막아내지 못한 정치적 책임에서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고 했다.
또 “이 정치적 실패에 대한 책임을 남에게 돌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묻는 성찰의 자세를 먼저 가다듬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둘러싼 보수 정치 세력 내부의 책임 공방에서 벗어나 ‘반(反) 문재인’ 기치로 뭉쳐야한다는 뜻이다.
그는 “문재인 정권은 돌이키기엔 너무 멀리 잘못된 길을 갔다. 현 정권에서는 회복이 불가능하다”며 “무능과 오만으로 점철된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고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현 정부의 경제 및 안보 정책 실정을 열거하면서 “이 정권은 비전문가들에게 나라를 맡겨 엉망으로 만들었다”는 비판도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분열을 방치해 좌파정권의 질주를 멈추지 못한다면 역사에 또한번 큰 죄를 저지르는 일이 될 것”이라며 “내년 총선에서 승리를 이루고 대안이 될 수 있는 강력한 세력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추구하는 통합은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미래로 나아가는 통합이어야 한다”면서 “통합이 곧 혁신이 돼야 한다. 낡은 생각과 행태를 과감하게 개혁하고 새로운 생각과 형태를 바꾸는 혁신의 과정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내년 총선 일정 등을 감안할 때 통합 논의를 더 늦출 수 없다. 이제 물밑에서 하던 논의를 본격화하고, 과정마다 국민 뜻을 반영하려 한다”며 “당내 통합논의기구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또 “자유우파의 모든 뜻있는 분들과 구체적 논의를 위한 협의기구 구성을 제안한다”고 했다. 한국당 내부와 외부 두 갈래에서 동시에 통합 가치와 노선, 통합 방식 및 일정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겠다는 뜻이다.
그는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행동’(변혁) 유승민 대표와의 접촉 여부를 묻는 질문에 “헌법 가치를 공유하는 모든 정치세력과 통합해야 한다. 유 대표와도 직·간접적 소통과 협의를 해 왔다”고 답했다.
우리공화당 측과도 직·간접적으로 통합 논의를 나눈 바 있다고 전하면서 “통합의 목표는 문재인 정권의 좌파 폭정을 막는 것이다. 구체적인 협의는 (통합의) 틀 안에 모이게 되면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 대표는 ’한국당 간판을 내주고 새 간판을 달 가능성도 있느냐’는 질문에 “나라를 살리기 위한 대통합에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폭넓게 뜻을 모아갈 것이고, 그 부분(당명)도 포함될 수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놨다.
‘빅텐트가 구성되면 대표를 포함해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를 묻는 말에는 “대통합을 위해서는 자리를 탐해서는 안 된다. 어떻게 통합을 이룰 것인가, 국민 뜻에 맞는 통합을 할 것인가를 논의하면서 희생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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