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28일 공식 유튜브 채널에 벌거벗은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이 담긴 애니메이션을 올려 논란을 빚는 데 대해 “전래동화를 소재로 한 내용의 동영상일 뿐”이라는 논평을 냈다.
이창수 한국당 대변인은 “‘벌거벗은 임금님’이란 전래동화는 권력 앞에 진실을 이야기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모습, 민심을 외면한 채 듣기 좋은 말만 듣는 위정자에게 깨달음을 주기 위한 교훈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벌거벗은 임금님이란 (한국당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가족 동영상은, 더불어민주당처럼 욕설도, 모욕적 표현도 아닌 국민 모두가 알고 있는 전래동화를 소재로 한 내용의 동영상일 뿐”이라고 맞섰다.
이 대변인은 “이런 기본적이고 상식적인 선의 쓴소리마저 여당과 청와대가 나서서 ‘천인공노’라는 비난을 가하며 표현의 자유에 재갈을 물리려 드는가”라며 “부디 비판보다 자성을 앞세워 전래동화를 토대로 한 벌거벗은 임금님 동영상의 내용과 진의를 보길 바란다”고 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도 강원도 원주시 동화공단에서 민부론(民富論)을 주제로 현장 간담회를 연 뒤 기자들과 만나 “동화를 소재로 해서 우리 경제 현실을 빗댄 것”이라며 “정부가 듣기 좋은 소리만 듣지 말고 쓴소리도 들었으면 좋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벌거벗은 임금님은) 오래된 동화로, (내용이) 다 익숙할 것”이라며 “(영상을 만든) 진의(眞意)를 잘 보고 판단하길 바란다”고 했다.
민주당이 애니메이션 제작 관련자에 대한 문책을 요구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악의적인 동기를 갖고 했다기 보다는 (정부가) 쓴소리도 들으면서 고칠 것들은 고쳐달라는 뜻”이라며 “동화 잘못 읽었다고 처벌하면 되겠나”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한국당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른소리가족’ 제작 발표회를 열고 벌거벗은 임금님이라는 제목의 애니메이션을 상영했다. 이 애니메이션에는 문 대통령 캐릭터가 팬티 차림으로 나오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수갑을 차고 나온다.
이에 청와대는 “상대를 깎아내림으로써 자신을 높이려 하는 것이 과연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는 일인가”라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민주당은 “천인공노할 내용”이라며 관련자 문책과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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