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하나경이 ‘데이트 폭력 여배우’가 자신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하나경은 “승용차로 남자친구를 향해 돌진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며 폭행한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 하나경은 또 사건 당시 전 남자친구가 할리우드 액션을 취했다며 자신은 사랑한 죄 밖에 없다고 했다.
하나경은 24일 아프리카TV 생방송을 진행했다. 이날 방송은 평소보다 1시간 늦은 6시에 시작됐다. 선글라스를 끼고 등장한 하나경은 “각막염으로 렌즈를 낄 수 없어 도수 있는 선글라스를 착용했다”고 설명했다.
시청자들이 대화창에 데이트 폭력 여배우에 대해 질문했고 하나경은 “내가 무슨 일로 뉴스에 나왔냐. 요즘 인터넷을 하지 않아 보지 못했다”며 “방송을 마친 뒤 기사를 보겠다”고 답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 8단독 변성환 부장판사가 전 남자 친구 A씨에 대한 특수협박, 특수폭행,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여배우 겸 방송인 H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H씨는 지난해 연인 사이였던 20대 남성이 자신과 헤어지려고 하자 여러 차례 폭행하고, 그의 집에 허락 없이 들어간 혐의를 받는다. 해당 남성을 비방하는 글을 지인들에게 퍼뜨린 혐의도 있다.
H씨는 남자친구를 향해 승용차로 들이받을 것처럼 돌진하거나, 이 남성이 승용차 보닛 위로 올라간 상황에서도 승용차를 그대로 출발시켜 피해자가 도로에 떨어지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남자친구가 자신을 만나주지 않고 다른 여성들을 만나자 이 남성의 지인 80여 명을 초대한 카카오톡 대화방을 만들어 사생활을 폭로한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이 사건 각각의 죄질은 다른 폭력 사건과 비교할 때 그리 중하지 않다고 볼 여지도 있지만 피고인은 피해자를 포함한 교제 남성들에 대한 데이트 폭력으로 여러 번 벌금형을 받았고, 점점 그 내용이 중해지고 있다”며 “피해자에게도 사건 발생에 상당한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이 피해자와 더 이상 교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지만, 앞서 본 사정들을 고려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H씨가 하나경이라는 추측이 이어졌다. 이날 방송에서도 시청자들은 관련 의혹에 대해 해명을 요구했다. 하나경은 시청자들의 계속된 해명 요구에 “나 남자친구 없는 건 팬들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우회적으로 의혹을 부인했다.
매니저도 대화창을 통해 “기사화된 건 하나경이 아니다” “하나경은 남자 친구가 없다” “그 사건이 있을 때 하나경은 방송하고 있었다”고 재차 부인했다. 시청자들은 하나경의 이름이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는 사실을 전했고 하나경은 잠시 방송을 중단했다.
다시 방송을 시작한 하나경은 “기사를 보고 오느라 자리를 비웠다”며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많이 걱정하셨을 것 같다. 기사가 과대 포장돼 오해할 수 있는 것 같아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하나경은 이어 “그 기사는 내가 맞다”고 시인했다. “2017년 7월 호스트바에서 그 남자를 처음 만났다. 놀러 간 게 아니라 지인이 오라고 해서 갔다”고 한 하나경은 “아는 여자 지인이 오라고 했다. 돈을 쓰러 간 게 아니라 그분이 다 낸다고 해서 갔다. 그곳에서 알게 돼 교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많이 아픈 과거라 말씀 안 드리려고 했는데 솔직히 이야기하려고 한다”며 “2017년 11월부터 지금 내가 있는 이 집에서 동거했다. 월세도 내가 더 많이 냈고 2018년 1월 중국으로 어학연수 가고 싶다고 해 뒷바라지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기사에서처럼 2018년 10월 식당에서 말다툼을 했고 그 후 전 남자친구가 나갔고 전화도 안 받아 집으로 갔다. 그런데 그 친구가 택시에서 내렸고 나는 그에게 차에 타라고 했다”며 “하지만 무시하고 가길래 쫓아갔다. 그때 그가 돌연 내 차 앞으로 와 급정거를 했다. 그랬더니 웃으면서 놀란 척 연기를 하더라”고 말했다.
“이후 집에서 실랑이를 벌였고 전 남자친구가 경찰에 신고하려고 하길래 하지 말라고 하면서 다툼이 있었다”고 한 하나경은 “경찰이 오니까 할리우드 액션을 했다. 나는 경찰에 해명했고 블랙박스 영상도 제출했다. 블랙박스 영상은 그 친구의 얼굴이 나오기 때문에 공개 할 수 있는 부분이라면 공개하겠다”고 했다.
하나경은 “나는 한 번도 때린 적이 없다”고 부인하며 “그 사건이 왜 집행유예가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억울해 했다. “그 사람은 증거를 하나도 제출하지 못한 게 팩트”라고 주장한 하나경은 “단톡방은 더 이상 피해자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전 남자친구 여자 손님들을 초대해 그 사람이 내게 한 짓을 설명했다”고 강조했다. “집행유예 나온 게 많이 억울하고 분하다”고 한 하나경은 “정말 가슴이 아프다. 나는 사랑한 죄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