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에서 잠을 자고 있던 다른 노숙자들이 둔기로 가격당해 4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태에 빠진 사건이 발생했다.
뉴욕 경찰(NYPD)는 5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남쪽 차이나타운 일대에서 쇠파이프로 머리 등을 가격당해 4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태에 빠졌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새벽 2시쯤 신고를 받고 출동한 바워리가에서 머리에 심각한 부상을 입은 채 사망한 한 남성 노숙자를 발견했다. 다른 한 명도 머리에 부상을 입었지만 의식이 남아있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은 사건 현장 인근을 수색하던 중 이스트 브로드웨이에서 시신 3구를 더 발견했다. 경찰은 사건 당시 피해자들은 잠에 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범행의 용의자인 24세 남성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목격자 2명으로부터 ‘검은 재킷에 검은 바지를 입은 한 남자가 도망치기 전 금속 물체로 누군가를 수없이 때리는 것을 봤다’는 말을 듣고 사건 현장 인근을 수색하던 중 쇠파이프를 손에 쥐고 비슷한 인상착의를 한 남성을 발견하고 현장에서 체포했다. 체포된 남성의 이름은 루디 로드리게스 산토스다. 경찰은 그 역시 노숙자 신분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경찰은 범행도구로 보이는 쇠파이프는 약 3피트(91㎝) 길이였다.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마이클 발다사노 맨해튼 경찰서장은 “살해 동기는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며 “이유 없는 무차별 살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들이 인종, 나이 등 특별한 이유 때문에 살해된 것 같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병원에 입원한 생존자가 의식을 되찾은 뒤 당시 정황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다.
사건이 발생한 곳은 뉴욕 맨해튼은 미국 내에서도 노숙자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월 기준으로 뉴욕 노숙자 수가 약 3588명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6만2000여명이 노숙자 보호소에 거주하고 있다며 이들 중 다수가 이미 정신질환과 마약중독, 다른 질병 등을 앓고 있다고 덧붙였다. NYT는 임대료 및 생활비 상승이 노숙자 문제를 더 키운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근 5년간 매년 평균 7명의 노숙자가 피살됐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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