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한 이모(56)씨에 대해 연일 대면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27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전담수사팀은 이날 형사, 프로파일러 등을 이씨가 수감 중인 부산교도소로 보내 이씨를 접견 조사했다. 경찰은 지난 18일부터 사흘 연속 대면조사를 했으나 이씨가 범행을 부인하자 사흘간 숨고르기에 들어간 뒤, 지난 24일부터 나흘 연속 조사를 했다. 이씨는 이번 조사에서도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모방범죄로 밝혀진 8차 사건을 제외한 모두 9차례의 화성 사건 가운데 5·7·9차 사건 증거물에서 이씨의 DNA가 나온 점, 그가 화성 사건 발생 기간 내내 화성에 거주한 점, 당시 수사기록 등을 근거로 이씨를 압박했다.
또, 이씨가 강도미수 범행을 저질러 구속된 동안 화성 사건이 이어지지 않다가 풀려난 지 7개월 만에 다시 벌어진 점, 그가 1993년 4월 충북 청주로 이사한 뒤 추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은 점 등 당시 이씨 행적을 토대로 추궁을 이어갔다. 이씨는 1989년 9월 26일 수원시의 한 주택에 흉기를 들고 들어간 혐의(강도예비 및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돼 1990년 2월 7일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같은 해 4월 19일 2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석방됐다.
화성 사건은 이씨가 구속되기 전 8차 사건까지 발생했었다. 이씨 구속 이후 추가 사건이 벌어지지 않다가 7개월 뒤인 1990년 11월 15일 9차 사건으로 다시 이어졌다.
경찰은 7차 사건 당시 용의자와 마주쳐 몽타주 작성에 참여했던 버스안내양, 9차 사건 당시 피해자인 김모(14)양과 용의자로 추정되는 양복 차림의 20대 남성이 대화하는 모습을 목격한 전모씨 등 목격자들에 대한 조사도 계속하고 있다.
법최면 전문가를 투입해 버스안내양과 전씨를 조사한 경찰은 당시 기록을 토대로 추가 목격자의 존재와 소재를 파악하고 있다. 버스안내양과 전씨에 대한 조사에서 유의미한 진술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1차 사건이 발생한 해인 1986년 2월부터 7월 중순까지 화성 태안읍 일대에서 발생한 7건의 연쇄성폭행 사건 등 그 무렵 일어난 유사범죄와의 연관성 분석을 통한 이씨의 여죄 조사를 병행하고 있다.
이씨는 화성 마지막 사건 이후인 1994년 1월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해 부산교도소에서 무기수로 복역 중이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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