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소’ 황희찬(23·잘츠부르크)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데뷔전에서 결승골로 데뷔골을 터뜨렸다. 어시스트 2개를 추가한 멀티 공격 포인트를 작성하고 25년 만에 본선 첫판을 치른 소속팀의 대승을 이끌었다.
황희찬은 18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스타디움으로 벨기에 헹크를 불러 가진 2019-2020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1차전 홈경기에서 4-4-2 포메이션의 공격수로 선발 출전, 풀타임을 뛰면서 1골 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잘츠부르크는 6대 2 대승을 거뒀다. 황희찬은 이 경기의 결승골이 된 전반 36분 팀의 세 번째 골을 넣었다.
잘츠부르크는 전반 2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렸다. 이 골로 이어진 공격의 시발점은 황희찬이었다. 황희찬은 헹크 진영 왼쪽을 돌파한 뒤 중앙으로 공을 찔렀다. 이 패스는 동료 미드필더 앙두안 베르네드, 미나미노 다쿠미를 거쳐 공격수 엘링 홀란드의 골로 이어졌다. 홀란드는 황희찬과 함께 잘츠부르크의 투톱으로 선 공격수다.
황희찬은 홀란드의 전반 34분 추가골 때 공격 포인트를 올렸다. 황희찬은 후방에서 넘어온 패스를 잡고 상대 수비진의 견제를 받으며 공을 지킨 뒤 골문을 향해 쇄도하던 홀란드에게 공을 밀어줬다. 홀란드는 침착하게 골망을 흔들었다. 황희찬의 어시스트로 기록됐다.
황희찬은 이로부터 2분 뒤 챔피언스리그 데뷔골을 넣었다. 동료 미드필더 즐라트코 유누조비치의 패스를 잡고 수비진 뒷공간으로 파고든 뒤 상대 골키퍼 가에탕 쿠케와 일대일로 마주한 상황에서 오른발 슛으로 골문을 열었다. 황희찬은 이 골로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에 이어 한국 선수 사상 두 번째로 어린 나이에 챔피언스리그 본선 데뷔골을 작성하게 됐다.
앞서 챔피언스리그에서 골을 넣은 한국 선수는 박지성(은퇴)과 손흥민이 전부였다. 박지성은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벤 소속이던 2005년 24세의 나이로, 손흥민은 독일 레버쿠젠 소속이던 2014년 22세에 각각 챔피언스리그에서 첫 골맛을 봤다.
황희찬은 전반 40분 헹크 미드필더 존 루쿠미에게 만회골을 내줘 1-2로 추격을 당한 전반 추가시간 1분 홀란드의 해트트릭을 어시스트했다. 그렇게 전반전에만 공격 포인트 3개를 쓸어 담았다.
잘츠부르크는 전반 추가시간 5분 도미니크 소보슬라이, 후반 21분 안드레아스 울머의 추가골로 대승을 완성했다. 헹크는 후반 7분 음브와나 사마타의 추가골로 만회했지만, 이미 잘츠부르크 쪽으로 기울어진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황희찬이 찬 4개의 슛은 모두 유효슛으로 기록됐다. 패스 성공률은 86.7%로 높았다. 영국 스포츠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황희찬에게 두 팀 선수들을 통틀어 최고 평점인 10점 만점을 부여했다. 해트트릭을 달성한 홀란드는 9.5점을 받았다.
황희찬은 올 시즌 유럽의 한국 선수들 중 가장 많은 공격 포인트를 작성하고 있다. 지금까지 5골 9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리그에서 4골 6어시스트와 컵대회 1어시스트를 합산한 숫자다.
잘츠부르크는 1994-1995시즌 이후 25년 만에 출전한 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에서 첫판부터 승전보를 띄우고 E조 선두로 치고 나갔다. 같은 날 E조 다른 경기에서 이탈리아 나폴리는 잉글랜드 리버풀을 2대 0으로 잡았다. 잘츠부르크는 나폴리와 1승(승점 3)을 기록했지만 골득실에서 4골 차로 앞섰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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