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의회 황병직(영주·무소속·사진)은 경상북도의 ‘일본 전범기업 대상 수의계약 체결 제한에 관한 조례안’을 준비 중이라고 29일 밝혔다.
황 의원은 일부 일본 기업들이 대일항쟁기(1938.4.1∼1945.8.15) 당시 전쟁 물자 제공 등을 위해 우리 국민들의 노동력을 착취했음에도 아직까지 공식 사과와 배상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조례 입법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황 의원은 또 국민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는 가운데 올바른 역사인식 확립 및 국민 정서 등을 고려할 때 경상북도를 비롯한 공공기관에서 발주하는 물품 구입, 각종 공사 등에서 일본 전범기업과의 수의계약을 제한할 필요성이 있어 조례안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황 의원에 따르면 일본은 지난해 10월 대법원이 ‘전범기업인 신일철주금(일본제철)이 강제 동원 피해자에게 1억원씩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에 대해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발해 왔고 그에 대한 후속 조치 일환으로 지난 1일 반도체 소재에 대한 한국 수출 규제를 강화한다고 발표해 비난을 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같은 발표는 ‘자유롭고 공정하며 비차별적이고 투명하고 예측 가능하며 안정적인 무역과 투자 환경을 구축하고 시장 개방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G20정상회의 선언뿐만 아니라 자유무역을 강조하는 WTO 협정 등과도 정면 배치되며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등의 전자제품을 주력으로 하는 우리경제에 타격을 주려는 치졸한 경제보복 행위라고 비판했다.
따라서 황 의원은 현재 파악되고 있는 299개 전범기업에서 생산하는 제품만이라도 경상북도와 경북도교육청 및 공공행정기관에서 구입을 최소화하거나 퇴출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조례안을 준비하게 됐다고 부연 설명했다.
조례안의 주요내용은 전범기업을 대일항쟁기 당시 일본 기업으로서 경북도민을 강제동원해 생명·신체·재산 등의 피해를 입힌 기업과 전범기업의 자본으로 설립한 기업으로 규정하고 있다.
도내 전범기업에 대한 실태조사, 전범기업과의 수의계약 체결 제한을 위한 기본계획 수립, 공공기관에 사용되는 물품 중 전범기업 생산 물품에 대한 표시, 전범기업에서 생산하는 제품에 대한 구매를 제한하는 문화가 조성되도록 도지사, 교육감, 시장·군수, 시민단체 등과의 협력체계 구성을 포함하고 있다.
조례안은 8월 경북도의회 임시회에서 동료의원들의 서명을 받은 뒤 9월 정례회 심사를 통해 의결절차를 거칠 것으로 보인다.
황 의원은 “단재 신채호 선생의 ‘역사를 잊는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가르침을 되새겨 일본과의 역사 문제는 반드시 올바르게 정립해야 하고 일본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에게 저지른 만행을 일일이 일깨워 반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경상북도와 교육청을 비롯한 공공기관에서 일본 전범기업을 알리고 반성하지 않는 전범기업의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주=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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