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사율 20%에 가까운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옮기는 야생진드기가 기승을 부리면서 ‘중증 열성 혈소판 감소 증후군’(SFTS) 사망자들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중증 열성 혈소판 감소 증후군’은 주로 4월에서 11월 사이 SFTS바이러스를 보유한 작은소피참진드기에 물린 후 6일에서 14일의 잠복기를 거쳐 고열, 오심,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을 나타내는 제4군 법정 감염병이다.
바이러스 감염질환으로 예방백신이나 치료약이 없어 대증요법(對症療法)에 의한 치료가 전부다.
매년 40~50명씩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고 올 들어서도 벌써 1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지만 치료제가 없는 탓에 예방수칙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달 울진에서 밭일을 하다가 야생 진드기에 물려 치료를 받던 70대 여성이 병원에서 치료받던 중 최근 숨졌다.
이보다 앞서 예천과 구미에서 밭일을 하다 중증 열성 혈소판 감소 증후군에 감염된 70대 여성 두 명도 역시 치료 도중 숨지는 등을 들어 경북에서만 3명, 전국에서는 11명이 숨졌다.
지난해도 경북도내서 38명의 환자가 발생해 6명이 숨졌고, 전국에서는 259명이 감염돼 47명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자들 대부분은 농촌에 거주하면서 밭일을 주로 하는 70대 후반의 여성들이다.
밭일을 하는 이들이 야외 풀밭이나 나무그늘에 앉아 쉬면서 야생진드기에 물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해마다 300여명 가까이 감염돼 이 가운데 40~50명이 숨지는 치사율 20%에 가까운 감염병이기 때문에 예방이 최우선이다.
전문가들은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수건이나 토시 등으로 피부노출을 최대한 줄이고 풀밭에 앉을 때는 반드시 돗자리를 깔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동 성소병원 가정의학과 김재희 전문의는 “기저질환(基底疾患)이 영양을 끼치는 관계로 감염자 가운데 고령이나 면역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의 치사율이 높다”며 “야외 활동 뒤에 고열이나 구토, 무력증이 계속되면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환자발생이 잇따르자 도내 지자체들도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예천군은 최근 관내 12개 등산로 입구에 해충 기피제 분사기를 설치하는 등 예방대책 마련에 나섰다. 군은 내년까지 전 등산로에 분사기를 설치할 계획이다.
도내 대부분의 자치단체들도 진드기 서식지인 밭 주변 풀숲 제거작업에 나섰으며 읍·면·동사무소와 등산로 입구에 해충 기피제 분사기를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경북도 김영길 보건정책과장은 “야외활동을 할 때는 밝은 색 긴 옷과 목수건, 토시를 착용하고 외출에서 돌아오면 입었던 옷을 반드시 세탁하는 것도 야생진드기로 인한 감염병을 예방하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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