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화·살인사건’이 벌어진 경남 진주의 아파트 주민 A씨가 “싸움이 난 줄 알고 내려갔더니 사람이 죽어있었다”며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당시 상황을 자세히 전했다.
사건이 벌어진 건물의 옆 동에 사는 A씨는 “싸움하는 소리인 줄 알고 내려왔더니 벌써 불길은 타고 있고, 주민들은 살려달라고 아우성이었다”며 “사람들은 이미 죽어있었다”고 말했다. A씨가 직접 목격한 시신은 1구라고 한다. A씨는 용의자가 건물 안에서 흉기를 휘두르고 있었기 때문에 상황을 전부 보진 못했다며 “한 사람이 바깥에 나와서 쓰러져 숨져 있는 것을 봤다”고 했다.
A씨는 “(불이) 다 번진 상태는 아니었다”면서 “주민들이 (용의자 때문에) 밑으로 내려가지 못하니까 옥상으로 올라가 대피해 있었다”고 말했다. A씨가 현장에 갔을 때는 사건 초기였던 터라 경찰이나 119구급대도 도착하지 않았다고 한다.
A씨는 대피한 해당 동 주민들로부터 건물 안 상황을 전해 들었다고 했다. 흉기에 찔린 한 주민의 경우 “나는 스친 정도지만 건물 안은 난장판”이라며 사망자들이 널브러져 있다고 A씨에게 말했다.
A씨는 “(용의자가) 2층에 서 있었다고 하더라. 용의자 집은 4층인데 대피하러 내려온 사람들을 막”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날 오전 4시쯤 이 아파트 4층에 거주하는 안모(42)씨가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른 뒤 주민들을 상대로 흉기를 휘둘러 70대 남성 1명, 60대 여성 2명, 30대 여성 1명, 12세 여자 어린이 등 주민 5명이 숨졌다. 3명은 중상, 2명은 경상을 입었고 8명은 화재로 인해 발생한 연기를 마셨거나 정신적 충격을 받아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안씨 집에 난 불은 소방당국에 의해 20분 만에 진화됐다. 안씨는 현장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돼 진주경찰서로 이송됐다. 안씨는 경찰에 붙잡힐 당시 “임금 체불 문제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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