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촬영물을 찍어 유포한 ‘정준영 사건’이 뜨거운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피해자들에 대한 2차 가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실시간 검색어에는 여성 연예인들의 이름이 오르내리며 온갖 추측성 보도들이 쏟아지고 있다. 언급된 연예인들은 법적 대응을 천명하고 나섰다. 일부 네티즌들도 2차 가해 중단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아하 서울 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는 13일 페이스북에 “디지털 성범죄, 당신 손에서 멈출 수 있다”며 캠페인을 제안했다. “피해자를 추측하는 모든 글, 사진, 동영상을 유포하는 행위는 피해자에 대한 또 다른 폭력”이라고 지적했다. 네티즌들은 해당 게시물을 공유하며 “피해자가 궁금하지 않다” “2차 가해 중단하라”는 의견을 개진했다.
‘한국사이버 성폭력대응센터’도 성명을 내고 “영상을 시청하는 사람과 영상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하나의 사이버 성폭력 사건이 완성된다”며 2차 가해 중단을 요구했다.
2차 가해란 성폭력 피해자에게 진위를 확인하거나 성폭력 피해 책임을 피해자에게 돌리는 것을 말한다. 피해자를 가십거리로 여기고 피해자의 신상을 유포하거나, 피해자의 사생활·성생활에 대해 추측하는 것도 2차 가해에 해당한다.
이와 관련해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이윤소 활동가는 “성폭력 사건에서 중요한 것은 누가 피해자인지보다는 가해자의 범죄사실을 밝혀내는 것”이라며 “사건이 선정주의로 흘러가고 있다. 이러한 양상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하 서울 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페이스북 게시글 전문이다.
#디지털 성범죄, 당신 손에서 멈출 수 있습니다
정준영의 카톡이 공개된 후, 많은 사람들이 합의하지 않은 성관계와 불법 촬영, SNS 공유에 대해 공분하였습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피해자를 추측하는 기사가 쏟아져 나왔으며, ‘정준영 동영상’이 실시간 검색어로 오르기도 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개인 SNS를 통해 피해자를 추측하는 글, 사진, 동영상 또한 유포되고 있습니다.
가해자는 지워진 채 피해자만, 그것도 피해자의 육체가 강조된 사진을 현재 관음하고 계시지는 않으신가요? 또는 방관하고 계시지 않으신가요?
피해자를 추측하는 모든 글, 사진, 동영상을 유포하는 행위는 피해자에 대한 또 다른 폭력입니다. 피해자를 고립시키고 피해자를 성적대상화하기 때문입니다. 피해자는 안전하게 보호받으면서 수사를 통해 피해를 구제받아야 합니다. 사건의 초점을 흐리고 피해자를 더 고통스럽게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누가 피해자인지 질문할 것이 아니라 무엇이 폭력인지를 질문해야 합니다.
때문에, 우리는 성폭력 피해자의 얼굴이 궁금하지 않습니다.
지금 당신이 멈춰야 합니다.
#피해자를 추측하는 글, 사진, 동영상 유포를 멈춰주세요
#누군가가 유포한다면 그것은 잘못되었다고 말해주세요
#방관자가 아닌 적극적인 지지자가 되어 주세요
신유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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