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구는 투수 놀음이다. 특히 5인 선발 투수 체제가 잘 갖춰져 있는 팀이라면 우승권에 근접할 수 있다. 그러나 올 시즌을 앞두고 스프링캠프를 거치면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일부 팀은 5인을 넘어 예비 선발 자원까지 확보했지만 5인 구성 자체가 버거운 팀도 생겨나고 있다.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머문 두산 베어스의 선발진이 가장 안정적이라는 데는 큰 이견이 없다. 지난해 각각 15승과 18승을 거둔 최고 외인 듀오인 조쉬 린드블럼과 세스 후랭코프가 건재하다. 15승의 이용찬에다 10승의 이영하까지 올해도 출격 예정이다. 지난해 부진했던 10승 투수 유희관과 통산 129승의 장원준과 통산 137승의 배영수까지 있다. 한두 명의 부상과 부진에도 흔들리지 않을 예비 전력까지 갖춘 셈이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인 SK 와이번스에는 김광현이 존재한다. 메릴 켈리가 빠져 나갔지만 2년차 앙헬 산체스와 신입 브록 다익손이 뒤를 받친다. 그리고 지난해 14승의 박종훈과 8승의 문승원도 건재하다. 5인 선발 체제는 굳건해 보이지만 예비 선발 자원이 조금 부족해 보인다. 베테랑 윤희상에다 신인 선수들의 가세가 필요해 보인다.
한화 이글스는 5인 선발 체제 구축부터 고민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새로 영입된 워윅 서폴드와 채드 벨이 선발 2자리를 맡는다고 해도 3~5선발 자리가 비어 있다. 군 복무를 미룬 김재영의 몸 상태가 걱정이다. 김범수도 옆구리 통증에서 벗어나 이제서야 피칭에 나서고 있다. 유망주 박주홍도 검증이 되지 않은 자원이다. 불펜에서 보직을 변경한 장민재와 지난해 선발로 나섰던 김민우도 여전히 물음표가 찍혀 있다.
키움 히어로즈에는 제이크 브리검이 건재하다. 새로 영입된 에릭 요키시가 힘을 보탤 예정이다. 지난해 13승을 거둔 최원태와 8승의 신재영이 자리잡는다. 이 밖에 안우진, 김선기, 김동준, 이승호 등이 선발 진입 경쟁을 벌이고 있다.
KIA 타이거즈에는 양현종이 중심을 잡고 있다. 최근 5년 연속 170이닝 이상을 소화한 게 걱정거리다. 조 윌랜드와 제이콥 터너가 뒤를 받친다. 4~5선발이 마땅치 않다. 한승혁은 부상으로 개막전 전력에서 이탈했다. 임기영과 임기준의 구위 회복이 관건이다. 신예 김기훈이 실전에서 통할지도 의문이다.
삼성 라이온즈에서 확실한 선발 투수는 두 외국인 투수 뿐이다. 새로 영입된 덱 맥과이어와 저스틴 헤일리 외에 안정감을 주는 선발 투수 자체가 없다. 지난해 깜짝 등장했던 양창섭은 1년 동안 전력에서 이탈하게 됐다. 불펜에서 보직을 변경한 최충연, 지난해 각각 7승과 5승에 그친 백정현과 윤성환에 기대를 걸어야 하는 처지다.
롯데 자이언츠는 노경은과의 FA 협상 실패로 전체 선발 구도가 완전히 어그러졌다. 브룩스 레일리가 5년째 롯데 선발 마운드의 중심을 잡는다고 해도, 신예 제이크 톰슨이 어느 정도 성적을 내줄지 의문이다. 김원중이 3선발의 역할을 해야 하는 처지다. 송승준, 윤성빈과 김건국 등이 있지만, 제대로 된 5선발 체제 구축이 가장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
LG 트윈스의 경우 타일러 윌슨이 시즌 초반 중심을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차우찬이 재활로 개막전 합류가 어렵다. 케이시 켈리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지난해 11승의 임찬규까지 포함한다 해도 뚜렷한 5선발이 보이지 않는다. KT 위즈와 NC 다이노스 역시 두 외국인 투수들을 제외하곤 믿을만한 선발 자원이 부족해 보인다.
종합해보면 두산과 SK는 안정적인 5인 선발 체제를 갖추고 있다. 키움도 구색을 맞춘 상태다. 나머지 구단들은 5인 선발 체제 구축 자체가 버거운 형국이라는 점에서 힘겨운 시즌을 예고 하고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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