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에 이어 기아자동차가 25일 지난해 실적을 공개했다. 통상임금 패소로 타격을 받았던 2017년과 비교해 영업실적은 개선됐지만 영업이익률은 2.1%에 그쳐 수익성 제고는 여전히 더딘 상황이다. 현대·기아차는 팰리세이드와 GV80 등 신차 출시 효과 및 글로벌 수소경제 리더로 자리매김한 상황에서 장기적 ‘V’자 회복을 달성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기아차는 25일 컨퍼런스콜을 통해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이 전년 대비 1.2% 오른 54조1698억원, 영업이익은 74.8% 늘어난 1조1575억원, 당기순이익은 19.4% 증가한 1조155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글로벌 판매량이 280만9205대로 재작년보다 2.4% 증가했고, 국내에서 52만8611대(전년 대비 2% 증가), 해외에서 228만594대(전년 대비 2.5% 증가)를 팔았다.
지역별로는 미국에서 59만583대를 팔아 전년 대비 1.7% 감소했지만 유럽(49만1797대), 중국(37만2대), 기타시장(82만8212대) 등에서 판매량 증가를 기록하며 만회했다. 하지만 중국 내 실제 판매량은 부진했다. 중국 37만대 도매 판매 대수 중 실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아 최종 판매된 물량은 35만8000대로 전년보다 9.4% 감소했다.
전반적으로 개선된 실적을 내놓은 것으로 보이지만 2017년이 통상임금 이슈로 1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비용이 투입된 해였음을 고려하면 크게 만족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전날 ‘형님’ 현대차가 영업이익 47.1% 감소, 영업이익률 2.5% 수준의 어닝쇼크 급 실적을 발표한 데 비해 상대적으로 회복세가 눈에 띄긴 한다. 하지만 실제 기아차 역시 영업이익률은 2.1%에 그쳐 현대차보다도 오히려 0.4% 포인트 낮았다.
기아차의 지난해 실적은 2017년 바닥을 찍고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위기 전인 2016년 실적에는 미치지 못했다. 2016년 영업이익은 2조461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조원 이상 높았다. 판매가 상승에도 불구 생산 및 판매 비용이 동반 상승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의 ‘디커플링’ 현상이 발생하는 부분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특히 중국시장 판매 제고를 중심으로 반등의 모멘텀을 찾아야 한다는 위기감이 적지 않다.
올해도 국내외 자동차 시장과 대외 경영환경의 변화가 극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는 올해 전 세계 자동차 판매는 0.1% 증가에 그친 9249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미국, 유럽, 중국 등 세계 3대 시장의 부진이 이어지며 업체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기아차는 올해 글로벌 판매목표를 지난해 대비 3.9% 증가한 292만대(내수 53만대, 해외 239만대)로 정했다. 한 해 동안 신차 효과 극대화, 신흥 시장 공략 강화, RV 판매 비중 확대를 통해 목표 달성 및 수익성 개선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특히 경쟁력 있는 현지 전략 차종을 앞세워 산업 수요 성장세가 예상되는 인도와 러시아 등 신흥 국가에 대한 공략을 보다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지난해 판매 확대와 판매단가 상승으로 매출액이 전년 대비 증가했으며, 매출액 증가와 2017년 3분기 통상임금 비용 반영에 따른 기저 효과로 영업이익도 증가했다”며 “올해도 주요 시장의 성장세 둔화로 경영환경 불안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력 신차의 판매를 확대하고 신흥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며 수익성 방어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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