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오류 사태가 발생한 세종시 평준화 후기 고교 신입생 배정은 발표일(11일) 저녁에 재발표된 2차 배정 당시의 결과로 최종 확정됐다.
하지만 1차 배정결과가 옳다고 주장하는 학부모들의 반발이 거세고, 당초 지망보다 후순위 학교로 배정된 195명 역시 구제를 받지 못한 만큼 향후 후폭풍이 예상된다.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은 23일 오후 시교육청 대회의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법률적으로 검토한 결과 지난 11일 오후 9시에 재발표한 2차 배정 결과가 유효하다”고 밝혔다.
1차 배정은 객관적인 하자, 즉 시스템 오류때문에 발생한 것이 명확하기 때문에 2차 배정이 유효하다는 것이다.
최 교육감은 “최초 1차 배정은 객관적인 하자가 명백하고 중대해, 무효이거나 취소 사유가 있어 직권취소된 처분”이라며 “효력이 소멸한 것으로서 2차 배정이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당초 논의됐던 배정 오류에 따른 ‘후속조치’는 교육감의 권한을 넘어서는 일이라는 결과도 나왔다.
그는 “최초 1차 배정 오류에 따른 후속조치는 교육감의 권한범위를 벗어난 행위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84조’의 추첨배정 원칙에 위배된다”며 “학생·학부모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번 결정에 따라 일부 학교는 결국 정원을 채우지 못할 전망이다. 특히 2차 배정에서 원래보다 후순위 지망 학교로 변경된 195명의 학생은 별도의 구제를 받을 수 없게 됐다.
이에 시교육청은 정원미달 학교들을 대상으로 입학전 전학·추가배정 등의 방법으로 학생을 우선 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경력교사 우선 배치 및 교육과정 특성화 지원, 교과중점학교 지정, 학생 대상 진로진학컨설팅 등도 우선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최 교육감은 “2차 배정에서 후순위 지망 학교로 변경된 195명의 학생과 학부모님들께 크나큰 실망감과 혼선을 드려 죄송하다”며 “1차 희망 학교에 배정하려고 했지만 실행하지 못하는 점을 양해 부탁드린다. 정상적인 학사일정을 위해 이번 결정이 변경되거나 번복될 수 없는 점도 양지해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이번 사태는 외국어고·국제고 등의 특목고 합격자를 일반계고에 이중으로 배정하며 벌어졌다. 이는 배정시스템 상의 오류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모집 당시 배정시스템을 통해 전국모집 일반계고 합격자 2명을 일반계고에서 삭제하고 특목고에 원서를 등록하던 중, 특목고 학생 109명의 ‘합격·불합격’ 입력 자료가 초기화되며 인식이 불가능한 상태가 됐다. 그러나 화면에서는 ‘합격·불합격’이 정상인 것처럼 보여 혼란을 초래했다.
여기에 지난 8일 시드키 추첨을 완료한 이후부터 발표일인 11일까지 담당자들이 이중으로 배정된 사실을 확인하지 못하며 피해를 키웠다.
이날 최종 결과가 발표되며 예비소집일은 28일로, 학교등록일은 29~31일로 각각 연기됐다. 추가등록 일정은 다음달 7~12일 실시되며 추가배정(입학전 전학) 발표일은 같은달 19일, 입학전 전학 등록은 같은 달 20~22일 진행된다.
최 교육감은 “주무 국·과장인 교육정책국장, 중등교육과장은 직위해제하고 업무담당자 등을 엄중 문책할 계획”이라며 “프로그램 개발업체는 오류에 대한 조사·검증이 완료되는 대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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