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도 속초항에서 러시아와 중국을 거쳐 백두산을 오가는 ‘백두산항로’가 5년 만에 다시 개설된다.
강원도는 지난 7일 해양수산부에 속초~기타큐슈~슬라비얀카 해상여객 운송 면허를 신청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항로를 운항할 카페리는 1만7239t, 정원 600명 규모로 선사인 갤럭시크루즈가 운항을 맡는다. 갤럭시크루즈는 지난해 8월 선박 구매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달 중에 선박 인수를 마친 뒤 면허가 발급되면 5월부터 취항할 예정이다.
2000년 4월 정식 개통한 백두산항로는 속초항을 출발해 러시아 연해주 자루비노항에서 육로로 중국 훈춘을 거쳐 백두산관광을 할 수 있는 해상 관광 코스로 큰 호응을 얻었다. 이 항로는 백두산 관광객뿐 아니라 러시아 관광객, 보따리 무역상들도 많이 이용했다. 그러나 세월호 사고로 인한 탑승객 감소와 잦은 세관·국경 통과 검사, 운영 선사 재정난 등의 악재가 이어지면서 2014년 6월 여객선 운항이 중단됐다.
이번에는 자루비노 대신 인근에 있는 슬라비얀카로 목적지를 바꿨다. 자루비노는 백두산항로 중단 이후 국제여객터미널이 폐쇄돼 현재로선 취항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강원도는 면허취득을 낙관하고 있다. 슬라비얀카는 기존 항로와 차별화돼 있고 이미 CIQ(출입국, 세관, 검역시설)도 있어 접안과 입국절차 등에도 문제가 없다. 러시아도 인구 1만명 수준인 자루비노보다 인구 2만명 이상으로 관광 등 도시기반을 갖춘 슬라비얀카 취항에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국과의 국경 지역으로 훈춘을 거쳐 백두산 관광이 가능하다.
강원도는 6월 취항을 목표로 동해항 컨테이너 항로 개설에 나섰다. 동해항을 북방 물류 중심 항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강원도는 동해항 컨테이너 야드를 확장하고, 항만 크레인을 설치할 계획이다. 부산∼동해∼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항로에 8000t급 선박 운항을 위해 컨테이너 선사와 시범 운항 등 세부사항을 조율 중이다.
또 동해항 DBS 항로 운영 강화를 위해 지원조례 개정을 추진하고, 선박 현대화와 항차 증편을 선사와 협의할 예정이다. 강원도 관계자는 “북방경제, 대륙화를 통한 강원경제 영토 확장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북방항로 및 컨테이너 항로 개설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며 “국제해운 항로 개설을 통해 속초항을 환동해권 국제관광 중심지로, 동해항을 북방 물류 중심 항으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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