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댓글조작 혐의 등을 수사 중인 허익범(59·사법연수원 13기) 특별검사팀이 주말에도 공범을 소환하며 조사를 이어갔다.
특검팀은 11일 오후 필명 ‘드루킹’ 김모(49)씨 일당 중 1명이자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혐의로 함께 기소돼 있는 ‘서유기’ 박모(31)씨를 불러 조사했다.
박씨는 김씨가 이끈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에서 자금책을 하면서 댓글조작 행위에 이용한 자동화 프로그램 ‘킹크랩’ 구축·운용에도 핵심적 역할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팀은 박씨를 상대로 킹크랩 운용 행태, 댓글 조작 규모 및 목적 외에도 킹크랩에 대한 김경수(51) 경남도지사 인지 여부, 당시 구체적 상황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예정됐던 시간(오후 2시)보다 조금 늦은 오후 2시20분쯤 서울 강남구 특검 사무실 건물 앞에 도착한 박씨는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안으로 향했다.
특검팀은 지난 9일 오후 10시30분부터 다음 날 오전 2시까지 약 3시간30분 동안 김 지사와 드루킹에 대한 대질신문을 진행했었다.
이번 사건이 불거진 후 처음으로 대면한 두 사람은 2016년 11월 ‘킹크랩 시연회’를 놓고 상반된 주장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경기도 파주시 느릅나무 출판사 사무실에서 김 지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킹크랩 시연회를 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김 지사는 당시 방문한 것은 맞지만 킹크랩에 대해서는 몰랐다고 반박했다.
김 지사는 김씨와는 의례적인 정치인과 지지자의 의례적인 관계였을 뿐, 그가 이끈 경공모가 킹크랩을 이용해 벌인 댓글 조작 범행은 모른다고 주장했다.
이와 달리 김씨는 김 지사가 킹크랩 시연회를 통해 댓글 조작 범행 계획을 알았고 사실상 승인했을 뿐만 아니라 인사 청탁 과정에도 깊숙이 관여했다는 등의 주장을 펼쳤다. 아울러 김 지사가 지난 6·13 지방선거에 도움을 줄 것을 요청했다고도 주장했다.
특검팀은 김 지사와 김씨의 주장이 배치됨에 따라 각각의 신빙성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한편 특검팀은 송인배(50) 정무비서관과 백원우(52) 민정비서관을 이르면 12일에 불러 조사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소환은 특검 수사 개시 이후 청와대 실세에 대한 첫 조사다.
송 비서관은 드루킹과 4차례 만났고, 김 지사에게 드루킹을 소개한 인물로 알려졌다.
송 비서관은 경공모 간담회 사례비 명목으로 200만원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송 비서관은 드루킹 관련 의혹이 불거지자 자진해서 청와대 민정에 알려 조사를 받았고 문제가 없다는 일종의 내사 종결 처분을 받았다.
백 비서관의 경우 드루킹이 지난해 12월 김 지사에게 일본 오사카 총영사 자리에 추천한 도모(61) 변호사를 지난 3월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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