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반도가 무더위로 들끓고 있다. 15일 오후 2시 현재 전국 대부분 지역의 기온이 30도를 넘겼다. 낮 최고기온은 33~37도까지 오르면서 6일째 전국 곳곳에 폭염특보가 내려졌다. 낮 최고기온이 33도를 넘기는 무더위는 앞으로 최소 열흘 이상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일사병 열사병 등 온열질환자도 급증해 건강 관리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날 오전 11시 대부분 지역 기온이 30도를 넘기면서 전국에 폭염특보가 발효됐다. ‘폭염경보’는 하루 최고기온 35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폭염주의보’는 일 최고기온 33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를 뜻한다.
폭염 6일째, 무더위 원인과 전망은…
7월 초반 때 이른 폭염의 원인은 무엇 때문일까. 기상청은 “현재 폭염 현상은 여름철 우리나라 더위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북태평양고기압 뿐만 아니라 티벳 고기압이라 불리는 대륙 열적 고기압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기상청은 폭염이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북태평양 고기압과 열적 고기압이 동시에 작용할 뿐 아니라, 기압계 형태 또한 하층부터 상층까지 더위를 유발하는 고기압이 매우 견고하고 구조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고압대가 쉽게 흐뜨러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분석했다.
2012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기압 형태가 나타나 20일가량 폭염이 지속됐었다. 지금과 비슷한 기압 형태가 보였던 2012년 7월 하순부터 8월 상순까지 20일 정도 전국적으로 ‘가마솥 더위’에 시달렸던 경험이 있다.
낮 최고기온이 33도 이상까지 오르는 무더위는 앞으로 최소 열흘 이상, 최대 20일 넘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오는 23일 이후까지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관측했다.

온열질환자 급증, 오후 2~6시 가장 위험
정부는 온열질환 감시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온열지환 감시체계를 가동해 집계를 시작한 5월 20일부터 지난 13일까지 366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2명이 숨졌다.
감시 8주차 (7월 8일~13일)에 온열질환자가 145명 발생했는데, 이는 직전 주(7월 1~7일) 52명보다 3배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지금과 같은 폭염이 시작되면서 온열질환자도 크게 증가했다.
온열질환 발생시간은 오후 2~4시 사이가 85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오후 4~6시 80명, 오후 12~2시 68명, 오전 10~오후 12시 57명으로 집계됐다. 오후 4시 이후에도 더위가 전혀 누그러지지 않고 열대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늦은 오후에도 너무 안심해서는 안 된다.
폭염은 남성에게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난다. 올해 발생한 온열질환자 10명 중 8명은 남성(296명·80.1%)으로 집계됐다. 또 50대 이상의 고령인 환자(306명·83.6%)가 대부분으로 나타났다.

온열질환 예방하려면, 건강관리 어떻게…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생기는 급성질환이다.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됐을 때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저하 증상이 나타난다. 이를 방치하게 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온열질환은 일사병과 열사병이 대부분이다. 일사병은 더운 곳에서 오랜 시간 일하거나, 직사광선을 오래 받아 체온 조절이 제대로 안돼 발생하는 질환이다. 열사병은 무덥고 밀폐된 공간에서 일하거나 운동할 때 생긴다.
전문가들은 무더운 날엔 가급적 야외활동을 삼가고, 물을 많이 먹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외출을 하지 않는 게 가장 좋지만 부득이하게 야외활동을 할 경우에는 탈수가 일어나지 않도록 물을 자주 마시면서 틈틈이 충분히 쉬어주는 게 온열질환을 막는 중요한 방법이다. 외출할 때는 챙 넓은 모자를 써서 더위를 막고, 몸에 붙지 않고 가벼운 옷을 입는 게 좋다.

폭염 중 야외 작업을 할 때 술은 물론이고 고카페인 음료를 마시는 것도 위험하다. 심혈관질환, 당뇨병, 뇌졸중 등이 있는 사람은 폭염에 취약하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
열탈진, 열경련, 열실신, 열부종 등의 일사병이나 열사병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시원한 곳으로 환자를 옮겨야 한다. 시원한 물수건으로 몸을 닦아 체온을 내려주고 병원에 가는 게 좋다. 수분 보충을 해 주는 게 좋지만, 의식이 없는 환자에게는 음료수를 억지로 먹여선 안 된다. 자칫 질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즉각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