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정책방송원(KTV) 국민방송이 문재인 대통령의 제천 참사 현장 방문을 ‘이니 특별전’이라는 이름을 붙인 홈쇼핑 방송 형식으로 보도한 것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KTV는 매주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홈쇼핑 방송 형식의 ‘정책홈쇼핑K’를 편성하고 정부의 주요 정책을 홍보하고 있다. 26일 KTV는 문 대통령이 제천 참사 현장을 방문해 유가족들을 만난 것을 ‘정책홈쇼핑K’ 프로그램을 통해 내보냈다.
‘이니 특별전’이라고 명명한 이 프로그램에서 KTV는 문 대통령의 제천 방문을 소개하며 화면에 문 대통령의 발언과 일정을 홈쇼핑 형태의 자막으로 노출했다.
화면 왼쪽에는 “‘이니 특별전’ : 제천 화재 ‘눈물의 영결식’, 21일 오후 충북 제천 복합 건물서 화재 발생, 靑 국가위기관리센터 가동 중, 화재 발생 약 22시간 만 문 대통령 화재 현장 방문”이라는 문구가 띄워졌다. 이 문구들은 문 대통령의 발언에 따라 ‘유가족 욕 들어드리는 게 대통령이 해야 하는 일, 한 남지 않게 사고 조사 철저 지시’ 등으로 바뀌며 방송이 진행되는 내내 화면에 노출됐다.
권성주 바른정당 대변인은 27일 논평을 통해 “KTV 국민방송에서 제천 참사 희생자의 죽음을 ‘이니 특별전’이라는 ‘정책 홈쇼핑’ 형태로 소개했다. 애도와 추도의 분위기 대신 ‘이니’ 띄우기에 혈안이다. 미쳐도 단단히 미쳤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지율에 취하고 ‘쇼통’에 중독되다 보니 청와대가 이제 국민의 희생마저 쇼에 활용하기 시작했다”며 “화가 치밀어 질타와 비판의 단어조차 생각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권 대변인은 “유가족의 입장에서 내 가족의 죽음을 ‘특별전’ 홈쇼핑 형태로 다룬다면 이성을 잃을 듯하다”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유가족을 모독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다시는 이런 정신 나간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주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KTV 시청자 게시판에도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한 시청자는 “제천 참사 관련하여 방송된 내용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 보냅니다”라는 글을 통해 “정책 홈쇼핑K에서 화재, 붕괴 때마다 ‘보상 갈등’ 재난 보험이 해결해드립니다!라는 방송이 나온 것을 봤다”라며 “홈쇼핑 컨셉으로 제천 사고를 언급하는 것은 갑작스러운 사고로 인해 눈물을 흘리고 있을 제천 참사 유가족들에 대한 존중과 예의로써 적절치 않다”라고 지적했다. 또 “물론 정부 정책을 홍보하고 국민들에게 좀 더 유용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애쓰신 점은 매우 감사하지만, 과연 제천 참사를 이러한 컨셉으로 방송했어야 했는지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의문이 든다”라고 덧붙였다.
해당 방송분은 현재 KTV 홈페이지와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삭제된 상태다.
이현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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