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움직임은 장기 공연이다.
극단 십년후의 송용일 대표는 11일 “주말 혹은 특정일에 잠깐 올려졌다 사라지는 공연은 ‘이벤트’에 불과하다”며 “공연이 ‘문화’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볼만한 공연이 주변에 늘 있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영화관에 가서 상영 중인 다양한 영화 중 한 편을 골라보는 것이 세대불문 가장 보편적인 여가 문화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공연예술을 즐기는 발걸음은 그만큼 가볍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특히 인천은 국내외 우수 공연이 집중된 서울과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어 지역 사회 내부의 공연 제작 활성화가 어렵다.
이같은 상황에서 극단 십년후는 인천에서도 볼만한 공연이 늘 가까이 있다는 것을 알리기위해 장기 공연을 기획했다는 것이다.
이번 공연의 가장 특별한 점은 공연 장소다.
도서출판다인아트에서 운영중인 북카페 ‘북앤커피’를 작은 극장으로 일부 개조해 오는 10월 15일까지 한 달여동안 공연을 펼치고 있다.
또 북카페의 특성을 살려 관객에게 커피를 제공한다.
커피와 연극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공연문화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연극 관람에 부담을 느끼는 이들에게 문턱을 낮추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원도심 활성화에 일조하는 것이 또 다른 목표다.
공연 장소인 ‘북앤커피’는 인천의 대표적인 원도심 중구 신포동에 자리하고 있다. 근처에는 인천을 대표하는 많은 관광지가 산재해있다. 신포시장, 개항장문화거리, 자유공원, 동화마을, 차이나타운 등을 걸어서 오갈 수 있어 이색 데이트코스로도 안성맞춤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선보이는 연극 ‘사랑 소묘’는 십여년간 전국에서 꾸준히 공연되며 대중에게 사랑 받아온 유명 옴니버스 연극 ‘사랑에 관한 다섯 개의 소묘’를 세 개 혹은 네 개의 단편으로 축소한 공연이다.
‘오래된 연인’, ‘노총각 노처녀’, ‘죽은 아내의 생일을 챙기는 남자’, ‘황혼기에 이민을 가려는 할머니와 그를 말리는 할아버지’ 등 한 여관 방 안을 배경으로 제한된 공간 속에서 펼쳐지는 다채로운 사랑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공연은 오는 10월 15일까지 신포동 북카페 ‘북앤커피’에서 열린다(공연 문의 032-514-2050).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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