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연방대법원이 지난 17일(현지시간) 러시아 내 ‘여호와의 증인’ 활동 금지판결을 확정했다. 이 판결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여호와의 증인 본부 및 각지에 있는 395개 지부는 폐쇄될 운명을 맞았다.
유리 이바넨코 연방대법원 판사는 이 판결에서 “러시아 여호와의 증인운영 본부와 그 조직에 포함된 지역 종교 단체들을 해산하고 종교 단체의 재산을 모두 국고에 귀속시킨다”고 판시했다.
지난 4월 20일 연방대법원은 “여호와의 증인이 극단주의적인 조직이며 시민의 권리와 공공질서 및 안전에 반하기 때문에 활동을 금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여호와의 증인은 이 판결에 불복해 상소했으나 결국 패소했다.
국제 여호와의 증인 대변인인 데이비드 세모니언은 “대법원 판결과 반대되는 증거가 많이 있는데도 공권력이 우리를 극단주의자로 몰아붙이고 있다”며 “이번 결정이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여호와의 증인은 유럽인권재판소(인권재판소)에 제소하겠다고 18일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인권재판소는 이미 2010년 러시아에서 여호와의 증인 활동을 금지하려던 시도에 대해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불법적이라고 판시한 바 있다. 하지만 판결의 구속력이 없어 러시아 정부의 입장을 바꾸진 못했다.
러시아 내 여호와의 증인 신도는 17만5000여명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 여호와의 증인 신도는 800만명으로 추산된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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