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3일 집권하면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 결정을 번복할 것이라는 우려를 일축했다. 다만 사드 배치를 염두에 두고 국회 비준과 중·러 설득 등 공론화 과정을 다시 밟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문 전 대표는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한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사드 문제의 해법은 차기 정부가 강구해야 하지만 한·미가 이미 합의한 것을 쉽게 취소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만 그는 차기 정부가 사드 문제를 안보적 측면에서뿐 아니라 국제정치적 측면에서도 다각도로 논의를 진행해 국민과 중·러의 동의를 얻은 다음 배치해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사드는 안보와 국제정치적 측면에서 득과 실이 교차한다”며 “내부적으로 국회 비준 등 공론화 과정이 필요했고, 대외적으로는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외교적 설득 노력이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런 과정 없이 미국의 요청도, 협의도, 결정도 없다는 ‘쓰리 노(3NO)’로 일관하다가 어느날 갑자기 졸속으로 결정했다”며 “국민은 준비 없이 갑작스러운 결정을 맞이했고, 중국과 러시아는 더 반발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문 전 대표는 그러면서 “사드 문제를 다음 정부로 넘기면 국회 비준을 포함한 공론화 과정을 거치고, 중국과 러시아를 설득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차원에서 사드 문제는 다음 정부로 넘기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한·일 위안부 합의는 재협상의 필요하다고 강하게 언급했다. 문 전 대표는 “위안부 문제의 본질은 일본이 법적 책임을 인정하고 공식적으로 사죄하는 것”이라며 “돈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본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국제사회는 위안부를 ‘성노예’라고 하고, 다시는 있어서 안 될 인권 범죄로 보고 있다”며 “일본에 법적 책임 인정과 공식 사죄를 요구하는 것은 우리가 아니라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것이고, 그것이 담기지 않은 합의는 인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그러면서 “위안부 문제는 다시 협상해야 한다고 본다”며 “우리 정부가 왜 이런 어처구니 없는 합의를 했는지 되돌아보면 박근혜 정부가 위안부 합의를 대일(對日) 외교의 전제 조건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어떤 것도 할 수 없다는 전제조건을 만든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그는 “우리 정부 스스로 발목이 잡혀 합의한 것인 만큼 합의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는 없지만, 이 문제를 양국 간 외교관계 발전의 전제 조건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며 “위안부 문제는 위안부 문제대로 협상하고, 양국 간의 미래발전적 관계는 또 그대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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