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 속에서 초인종을 눌러 잠든 이웃을 대피시킨 뒤 정작 본인은 빠져나오지 못해 숨진 안치범씨의 영상이 공개되자 인터넷에선 의사자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21일 국민안전처는 페이스북을 통해 안치범씨를 추모하며 긴급구조영상을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지난 9월 9일 새벽 4시20분쯤 21개 원룸이 있는 건물에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는 자막과 함께 거주자들이 구조되는 모습이 담겨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둠 속에서 입과 코를 막고 걸어 나온다. 구조대원들의 부축을 받고 있지만 거동 하는데는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유일하게 의식 잃은 한 사람, 바로 초인종 의인 안치범씨만 구조대원들에게 실려 나온다.
영상 말미에는 “안치범씨가 초인종을 눌러 이웃들을 깨우면서 모두가 안전하게 구조될 수 있었지만 정작 본인은 연기에 질식해 10여일간 사경을 헤매다 결국 어제(20일 오전 4시20분) 새벽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자막이 나온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댓글을 통해 의사자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가는 의사자로 지정해 고인의 명예를 지켜야 한다” “이런 분은 의사자로 지정해야 한다” “대한민국이 아직 살만한 이유다” “구조대에게 실려 나오는 장면 차마 못 보겠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정부와 지자체는 장례절차가 마무리되는대로 안씨에 대한 의사자 지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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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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