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독자적으로 제재 대상에 올린 북한 선박들은 여전히 아시아 영해를 자유롭게 항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국의 소리(VOA)방송이 18일 보도했다.
VOA는 지난 3개월 동안 중국과 한국을 비롯한 외국 항구에 18차례나 드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유엔 안보리가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북한 선박 27척 외에 추가로 12척을 독자 제재 목록에 올려놓고 있는데 해외 영해에서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선박은 "빅토리 2'호라고 VOA는 밝혔다.
선박의 실시간 위치를 보여주는 민간 웹사이트 ‘마린 트래픽(MarineTraffic)’에 따르면 탄자니아 선적인 빅토리 2호는 17일 오후에도 북한 남포 항을 떠나 서쪽 방향으로 이동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 2270호가 채택된 지 약 2주만인 지난 3월16일 미국의 독자 제재에 오른 빅토리 2 호는 지난 3개월 간 8차례 중국을 다녀간 기록이 남아 있다고도 했다.
특히 빅토리 2 호는 가장 최근인 9일 란샨 항을 떠나면서 AIS, 즉 선박자동식별장치 상의 목적지를 일본 타나베 항으로 입력한 뒤 실제로는 북한 남포 항으로 향했다.
나머지 11척 중 압록강 호와 백마강 호 등 5척은 노후화를 이유로 더 이상 운항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무두봉 호는 지난 2014년 멕시코 정부에 억류돼 최근 몰수 결정이 내려진바 있어 역시 해상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습니다. 또 명산 1 호 역시 지난 2015년 이후 자취를 감춘 상황이라고 전했다.
남아 있는 4척의 선박은 당초 유엔 안보리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가 얼마 후 제외 판정을 받았던 JH 86 호와 그랜드 카로 호, 진태 호, 진텅 호라고 했다.
이들 선박들 역시 가장 많이 향한 곳은 중국이었다고 집계했다.
진태 호는 중국 자푸 항과 인도네시아 두마이 등 2곳을 다녀갔고, 또 지난 3월 유엔 제재 대상에 올랐을 당시 필리핀 당국에 억류됐다 풀려났던 진텅 호 역시 중국을 2차례 방문한 뒤 지난달 29일에는 한국 울산 항에 정박하기도 했다.
미국의 독자 제재에 오른 선박들은 모두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 등에 연관됐다는 게 미국 정부의 주장이다.
특히 활발하게 운항 중인 빅토리 2호의 경우 북한의 부연 운송회사 소속인데, 미 재무부는 강원도 원산에 소재한 이 회사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관련 물품을 운송했다는 점을 제재 이유로 밝힌바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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