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시민의식’이 빛을 발했다. 지난 22일 규모 6.7의 강진이 일본 나가노(長野)현을 강타했지만 사망자는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24일 일본 언론들은 컴컴한 밤중임에도 손전등에 의지해 부상자를 찾아 나선 주민들을 소개하며, 이들의 헌신적인 대처로 인명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22일 오후 10시8분, 나가노현 하쿠바무라 호리노우치 마을이 갑작스런 지진으로 요동쳤다. 이른 잠을 청했던 요시자와 아츠토시(80)씨는 아래위로 흔들리는 진동에 잠을 깼다. 그 순간 지붕이 무너져 내렸다. 그는 다리와 배가 지붕에 끼어 움직일 수 없었다. 지진 여파로 전기 공급마저 끊어져 한 줄기 빛조차 새어 들어오지 않았다.
회사원 미우라 요지(61)씨는 지진 발생 직후 손전등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무너진 요시자와씨 집을 찾아 다른 주민들과 구조 작업을 벌였다. 요시자와씨 아내는 힘겹게 탈출에 성공했지만 눈과 귀까지 어두운 남편은 지붕 밑에서 꼼짝도 하지 못했다. 주민들은 인근 건설회사에서 지게차를 빌려 무너진 지붕을 들어 올리고 그를 끌어냈다. 친척집에서 하룻밤을 보낸 요시자와씨는 마이니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웃들 덕분에 무사히 빠져나와서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 근처에 아이가 있어요!” 지진 발생 1시간이 지난 오후 11시쯤, 주민들과 함께 현장을 수습하던 소방관 코야마 료헤이(27)씨는 한 주민의 외침에 구조작업을 즉시 멈췄다. 부주의로 아이가 다칠 수 있어서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아이 울음소리를 따라 잔해들을 치워나갔다. 곧 기둥에 깔린 아이의 오른발이 드러났다. 30여분의 사투 끝에 세 살짜리 여자 아이와 두 살짜리 남자 아이 등 일가족 전원을 구조했다. 코야마씨는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주민의 외침이 구조에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호리노우치에서는 이번 지진으로 가옥 7채가 무너져 26명이 잔해에 깔렸다. 이중에는 10세 미만의 유아와 70~80대 노인 등 노약자도 많았지만 주민과 구조대원의 필사적인 작업 끝에 모두 무사히 구조됐다. 일부 주민들이 크게 소리를 지르며 실종자를 찾는 동안 다른 주민들이 지렛대를 가져와 신속히 잔해를 치우는 등 자발적인 분업이 이뤄진 결과였다.
호리노우치의 가마쿠라 히로시(62) 구청장은 도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주민들의 강한 연대 덕분에 사망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며 “주민들의 안부 확인도 순조롭게 이뤄졌다. 우리는 76세대 220명 모두의 얼굴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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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나가노현 규모 6.7 강진에도 사망자 ‘0’… 소방관·주민 협력 구조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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