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연평해전 전사자 유족, 군 지휘부 상대 손배소 패소

제2연평해전 전사자의 유족과 부상 장병이 김동신 전 국방부 장관과 이남신 전 합참의장 등 당시 군 지휘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졌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5부(부장판사 최성배)는 12일 지난 2002년 발생한 제2연평해전서 전사한 故

한상국 중사의 부인 김한나(40)씨 등 4명이 낸 6억원대 손배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 이날 판결문을 통해 “이 사건 유족 등은 헌법과 국가배상법에 의해 손해배상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군 수뇌부가 북한의 공격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이를 일부러 숨겼다는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피고들이 피해 군인들을 고의적으로 살해하거나 상해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어 “2002년 북한 해군 경비정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했을 당시 첩보에 우리 군을 공격하려 한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엄중한 내용이 포함돼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것만으로는 북한군이 가까운 시일 내에 도발할 것이라는 것을 군 지휘부가 알 수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워 피고들이 직무상 주의의무를 태만히 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선고 말미에 “원고 분들이 귀하신 아드님을 잃은 것은 안타까우나 법리적으로 볼 때 기각할 수밖에 없다”며 유감의 뜻을 전했다.

이에 대해 유족 측은 “군 수장의 순간적인 잘못으로 피해를 입었는데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 아니냐”며 항소의 뜻을 밝혔다.

앞서 유족과 부상 장병들은 “군이 북한군의 특이 징후를 포착했으면서도 예하 작전 부대에 상황을 정확히 전달하지 않아 무고한 병사들의 생명을 잃게 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2012년 6월 배상금 6억3천500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었다.

신태철 기자 tc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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