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의 끝] 바람난 독일인 남편에 한국 법원 “위자료 물어야”

"외국 법원서 이혼 했어도 외도에 따른 배상 책임

외국인 남편의 외도로 외국 법원에서 이혼 확정 판결을 받았어도, 한국 법원에 위자료를 청구해 받을 수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한국인 A씨(49·여)는 1998년 독일 유학 도중 독일인 B씨(41)를 만나 현지에서 결혼했다. A씨는 다음해 B씨와 귀국해 혼인신고를 했고, 아이를 낳아 한국에서 생활했다. 결혼생활은 2010년 독일 회사 한국 지점에 다니던 B씨가 본국으로 돌아간 후 독일 여성과 바람이 나면서 금이 갔다. B씨는 한국에 있는 A씨에게 “독일에 사랑하는 여성이 있다. 함께 살아도 행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편지를 보냈다. A씨는 2011년 독일에 가 B씨를 설득했지만 소용없었다. B씨는 A씨를 상대로 독일법원에 소송을 내 이혼 확정 판결을 받았다. 앞서 A씨는 한국 법원에 B씨를 상대로 1억원을 청구하는 별도의 이혼 소송을 낸 상태였다.

서울가정법원 가사5부(부장판사 배인구)는 A씨가 B씨를 상대로 낸 이혼소송에서 “A씨에게 위자료 5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13일 밝혔다. 재판부는 독일 법원의 이혼 판결로 A씨와 B씨의 혼인 관계는 해소됐다고 봤다. 다만 “B씨에게 혼인 관계 파탄의 주된 책임이 있다”며 A씨가 청구한 위자료 절반을 인정했다. 외국 법원에서 혼인 관계가 해소됐어도 외도에 따른 배상 책임은 남아 있다는 취지다.

B씨와 동거했던 독일인 내연녀도 위자료 5000만원 중 2000만원을 부담하게 됐다. 내연녀가 돈을 내지 않을 경우 B씨는 위자료를 전부 부담해야 한다. B씨가 위자료를 내지 않으면 A씨는 B씨의 한국 재산에 대해 강제집행 소송을 낼 수 있다. B씨에게 한국 재산이 없을 경우 A씨는 독일에서 별도의 소송을 내야 한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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