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대륙별 특화 전략제품 개발… 글로벌시장 공략

삼성전자는 지난해 아프리카 시장에서 ‘기가 시스템 스피커’를 내놨다. DJ처럼 음악을 믹싱할 수 있고, 음악에 따라 다양한 조명 효과도 낼 수 있어 파티 분위기를 한껏 돋울 수 있는 특화 스피커 제품이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노래와 춤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아프리카인들의 특성을 겨냥한 것이다. 출시되자마자 뜨거운 호응을 얻자 삼성전자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출력을 30% 올린 신제품을 내놨다.

2015년 가전 세계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지역 특화 제품으로 시장을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에 29개 연구소, 5개 디자인센터를 두고 각 지역 맞춤형 제품을 연구하고 있다. 주요 대륙별 제품 혁신팀(PIT)과 라이프스타일 연구실(LRL)에서는 국가, 인종 등의 고유한 생활방식을 조사해 제품 개발에 반영하고 있다. 여기서 개발된 지역 특화 제품은 해마다 신제품 발표회를 통해 공개되고 있다. 올해는 1월부터 3월 초까지 스페인 말라가, 멕시코 칸쿤, 인도네시아 발리 등에서 열린 ‘삼성지역 포럼’을 개최하고 올해 전략 신제품이 공개됐다.

브라질월드컵과 중남미 시장을 겨냥해 선보인 ‘사커모드’는 올해 삼성전자가 중남미 TV 시장 공략에서 내세우고 있는 중요한 기능이다. 사커모드는 잔디 색상, 관중의 환호성 등 화질과 음향이 축구 경기 시청에 최적화되도록 자동으로 조정해주는 기능이다. 또 TV가 전광판 숫자, 해설자 목소리 톤 등을 반영해 자동으로 하이라이트 장면을 포착해준다.

중동에서는 영화관 같은 음향을 내는 홈시어터를 내놨다. 진공관 앰프를 내장해 음향을 풍부하게 만든 게 특징이다. 중동 지역이 대부분 영화관이 없어 가정에서 영화를 관람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착안했다.

영화, 드라마를 공유하기 좋아하지만 인터넷 보급률이 낮아 어려움을 겪는 동남아인들을 위해서는 ‘패밀리TV’ 기능을 도입했다. 동영상 콘텐츠를 USB 메모리에 저장하고 이를 PC 등에 옮길 수 있도록 해주는 기능이다.

이밖에도 삼성전자는 침대에서 두툼한 이불을 많이 사용하는 미국인의 생활습관을 고려해 세계 최대 용량인 25㎏ 드럼세탁기를 미국 시장에 선보이기도 했다.

한국에서 출시한 김치냉장고에는 탈취 기능을 강화했다. 김치, 젓갈 등을 많이 먹는 한국인의 식습관 때문에 김치냉장고에 냄새가 섞일 수 있기 때문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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