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반도 전운에 완성차 업계도 ‘덜덜’

우크라이나 크림자치공화국의 러시아 귀속을 둘러싼 긴장이 이어지면서 국내 완성차 업계의 러시아 수출 실적도 악영향을 받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올해 1∼2월 러시아 판매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 감소한 4만9447대라고 18일 밝혔다. 현대차는 0.6% 증가한 2만4945대를 팔았으나 기아차는 2.6% 감소한 2만4502대를 판매했다.

쌍용자동차는 러시아 루블화 가치 하락에 따른 영향을 그대로 받고 있다. 지난해 말 대비 환율이 10% 이상 올라 가격 인상 효과가 나타나자 현지 딜러들이 차 가격을 깎아 달라고 요구했다. 쌍용차는 딜러들과 가격 협상을 벌였으나 접점을 찾지 못하다 1월 말 타결했다. 협상 기간에는 아예 수출이 이뤄지지 않았다. 2월 들어서야 2100여대를 수출했다. 지난해 1∼2월 6100여대와 비교하면 실적이 크게 줄었다. 러시아는 쌍용차 수출에서 비중 30% 이상을 차지하는 시장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수출 다변화 차원에서 올해 러시아 판매 목표를 3만5000대에서 3만대로 낮춰 잡았다”고 말했다.

한국지엠의 러시아 수출 물량도 지난해 1∼2월 8972대에서 올해 같은 기간 8356대로 줄었고, 르노삼성자동차는 504대에서 332대로 감소했다.

러시아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은 지난해부터 가시화됐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지난해 완성차 업계의 러시아 수출 물량(승용차·버스·트럭 등)이 14만4158대로 2012년 19만853대보다 24.5% 줄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와 크림자치공화국의 병합이 이뤄질 경우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의 제재가 가해질 수 있어 자동차 업체들은 사태를 신중하게 지켜보고 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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