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도 자동차 연비 뻥튀기 보상받을 수 있을까

누수(漏水) 결함 문제가 제기됐던 현대자동차 싼타페DM이 이번엔 연비 과장으로 인한 보상 논란에 휩싸였다. 국토교통부가 최종적으로 연비 ‘부적합’ 판정을 내릴 경우 현대차는 과징금은 물론이고 소비자에게 막대한 액수를 보상해야 할 처지에 놓일 수도 있다.

국토부는 24일 지난해 자기인증적합조사에서 연비 부적합 판정을 받은 싼타페DM R2.0 2WD 차종에 대한 재조사 결과가 다음 달 말쯤 나온다고 밝혔다.

현대차가 국토부에 신고한 싼타페DM의 연비는 14.4㎞/ℓ였지만 교통안전공단이 지난해 4월 측정한 연비는 허용오차 범위(5%)를 크게 넘어 10% 가까이 미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산업통상자원부가 11월 조사했을 때는 허용 오차범위 이내로 확인되자 국토부는 현대차의 이의를 받아들여 재조사에 들어갔다. 재조사에서도 부적합 판정이 유지되면 현대차는 매출에 따른 과징금을 물게 된다.

문제는 과징금에 그치지 않고 소비자 보상에까지 이를 수 있다는 점이다. 현행법상 정부가 연비 부적합 판정을 내릴 경우 제조사에 보상 명령을 내릴 근거는 없다. 하지만 정부가 전례 없이 연비 부적합 판정을 내리게 되면 제조사 입장에서 어떤 식으로든 소비자에 대한 보상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국토부가 공식적으로 부적합 판정을 내리면 연비 관련 소송에도 영향을 미쳐 법원의 판단이 달라질 수도 있을 전망이다. 법원은 지금까지는 ‘표시연비와 실제연비는 차이가 있다’는 광고 문구 등을 근거로 제조사의 손을 들어주는 스탠스를 취해 왔다.

국토부는 향후 연비 부풀리기와 관련해 소비자에게 보상하는 근거 규정을 마련하도록 관련법도 개정할 계획이다. 미국처럼 표시연비와 실제연비의 차이, 평균 연료가격 등을 감안해 보상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또 불편보상 비용 15%를 포함할 경우 보상금액은 더욱 늘어난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말과 올해 초 북미에서 자사 모델의 연비 과장 집단소송과 관련해 소비자에게 모두 4800억여원의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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