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까옷 곱게 차려입고 한국 방문한 꼬까울새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던 지난달 20일, 서울 광나루 한강시민공원에 참새만한 크기의 앙증맞은 새 한 마리가 덩굴 숲속을 연신 들락거린다.
텃새인 딱새의 공격을 피해가며 열심히 노박덩굴 열매로 주린 배를 채우던 이 새는 딱새과 조류인 ‘유러피언 로빈(European Robin)’이다.
영어 이름을 그대로 번역하면 ‘유럽울새’가 된다. 화려한 깃털색이 마치 꼬까옷을 입은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한국에선 ‘꼬까울새’로 불린다.
꼬까울새는 사람들 주변에서 늘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멋진 노래를 선사해 영국에선 지난 1961년 나라새로 지정할 정도로 사랑을 받고 있다. 몸길이는 대략 14cm로 얼굴과 가슴에 오렌지 빛이 선명하고 목옆에서 가슴 옆까지는 청회색, 몸 위는 올리브색을 띈 회갈색 빛을 띈다.
특히 꼬까울새는 예수께서 십자가에서 운명하시는 순간 피 묻은 가시면류관을 뽑다가 가슴이 붉게 물들었다거나, 아기 예수 탄생 시 말구유 옆에서 불을 지피기 위해 날갯짓을 열심히 한 덕택에 붉은 망토를 선사받았다는 등 예수와 관련된 이야기가 많은 새다.
한국에서는 지난 2006년 전남 신안 홍도에서 처음 목격된 이후, 이번이 세번째 한국 방문이다. 조류학자들은 “내륙에서도 꼬까울새가 발견되는 것에 대해 길 잃은 새(迷鳥·미조)인지 지구 온난화로 서서히 서식영역이 넓어지는 것인지 정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내륙에서 꼬까울새를 처음 발견한 이진섭(생태전문 사진가)씨는 “꼬까울새는 원래 도시주변이나 공원에서 서식하는 조류로 사람들이 찾아와 조용히 먹이를 주면서 새의 아름다움을 관찰하는 것은 무난하다”면서도 “작품 사진을 만들기 위해 인위적으로 먹이터를 바꾸거나 지나치게 근접하는 일”은 삼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국민일보는 멀리서 찾아온 귀한 새가 언론에 보도되면서 과도하게 관심 받는 일을 피하기 위해 한국생활에 어느 정도 적응된 시점을 지나 지면에 소개한다.
글·사진=곽경근 선임기자 kkkwa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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