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유출 KCB 직원 “매달 200만원씩 받았다”

“개인정보를 제공하고 매달 200만원씩 받았다.” 3개 신용카드사에서 1억500만건의 고객정보를 빼내 구속된 코리아크레딧뷰로(KCB) 직원 박모(39)씨가 18일 국회 정무위 청문회에서 처음 입을 열었다.

그는 “처음부터 계획한 것은 아니었다. 우발적으로 저지르게 됐다”면서 “절대로 그런 생각을 해서는 안 되는데 내가 미쳤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씨에게 돈을 주고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광고대행업체 대표 조모(36)씨도 증인석에 섰다. 조씨는 박씨에게서 받은 정보 중 103만건의 개인정보를 대출업자인 이모씨에게 2300만원을 받고 넘겼다. 조씨는 “이씨 외에는 정보를 제공한 곳이 없다”고 답변했지만 이씨가 이후 정보를 어떻게 활용했는지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말했다.

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IT 전문가들은 박씨가 유출시킨 개인정보가 추가로 유통되지 않았다는 검찰과 금융 당국의 설명은 말도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문송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USB 하나에만 (유출한) 정보를 보관했다는 것은 말장난”이라면서 “우리가 고가의 보물을 획득했을 때 보물을 곳간 한 곳에 두겠느냐”고 말했다. 문 교수는 “우발적이었다”는 박씨의 증언에 대해서도 “우발적으로 이런 범행을 한다는 것은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얘기”라고 말했다. 또 다른 참고인인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장은 “피의자가 정보의 가치를 충분히 알고 있고 최신 자료는 건당 10만원까지 하는데 이를 그대로 소지하고 있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요즘엔 클라우드 서비스가 있어서 증거를 안 남기고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박씨와 조씨가 앉은 증인석에는 두 사람을 보호하는 가림막이 설치됐다가 의원들의 문제제기로 철거됐다.

조민영 진삼열 기자 my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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