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AI 학습효과 덕분? 닭고기값 되레 올랐다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으로 살처분된 닭·오리가 280만 마리에 육박할 정도로 축산 농가의 피해는 크다. 그러나 이번 AI 사태가 만성적인 공급과잉 해소, 친환경·위생적인 사육환경 조성 등 해묵은 축산업계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재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닭고기 가격 평년보다 상승=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5일 현재 닭고기 중품의 ㎏당 소매가격은 5497원으로 평년(5143원)보다 6.8% 높다. 이번 AI 사태의 첫 신고가 접수된 지난 16일 이후 닭고기 소매가격은 평년보다 1∼12% 정도 높게 형성되고 있다. 살처분과 일시 이동중지 명령, 살아 있는 닭·오리 판매 중지 등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가격이 상승한 여파도 있지만 AI에 대한 소비자들의 근거 없는 공포가 점차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1∼3차 AI 발생 당시 닭·오리고기의 소비가 급감하면서 가격이 폭락하던 양상은 2010∼2011년 4차 AI 발생 이후 사라졌다. 4차 AI 발생 시기엔 구제역이 전국 축산농가를 강타하면서 동시에 발생한 AI가 상대적으로 관심권에서 멀어졌다. 구제역 탓에 쇠고기·돼지고기의 대체 수요가 닭고기로 몰리면서 2011년 4월 육계 가격은 전년 대비 10% 이상 올랐다. 1∼3차 발생을 겪으며 닭·오리고기를 익혀 먹으면 AI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하다는 학습효과가 작용한 영향도 크다.
허덕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5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AI가 발생하면 크든 작든 수급에 영향을 미친다”며 “수요 측면에서는 AI 사태가 이번이 처음이 아닌 만큼 그동안의 학습효과로 아직은 수요 감소분이 그리 크지 않은 것 같다. 더 확산되지 않는다면 그럭저럭 꾸려나갈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공급 측면에선 살처분 규모가 늘고 이동 제한 조치 등의 영향으로 공급이 축소되고 단기적인 가격 상승도 나타나게 된다.
◇공급 과잉 해소되나=축산업계는 이번 AI 발생 직전까지 닭·오리의 공급 과잉을 우려했다. 정부는 “육용 씨닭의 도태가 미뤄질 경우 육계 산지가격이 전망치보다 하락할 수 있다”며 지속적으로 늙은 씨닭을 도태시키라고 당부했다. 대량 살처분이 적정 사육두수를 확보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 셈이다. 그러나 정부와 업계가 이번 기회를 놓치면 또다시 공급 과잉 국면에 접어들 공산이 크다.
닭·오리는 소·돼지보다 성장 기간이 짧기 때문에 사육마릿수 회복이 빠르다. 2011년 4차 발생 당시 30% 이상 매몰 처분됐던 오리 사육마릿수는 AI 종식 이후 2개월도 지나지 않아 원상회복됐다.
다만 이번 확진 사례에 씨닭·씨오리 농장이 대거 포함돼 있어 수급 차질이 예전 사태보다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 사태 수습 과정에서 분양받은 씨닭·씨오리 대신 기르던 닭·오리에서 태어난 2세를 씨닭·씨오리로 사용할 경우 생산성이 떨어질 우려도 있다.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들은 소치 동계올림픽 특수를 겨냥해 야식세트 등 식품류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치킨 소비가 급증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이번 AI 발생 이전인 지난해 12월 내놓은 ‘1월 육계 축산관측’을 통해 “동계올림픽 개막으로 인한 닭고기 수요 증가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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