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혈세먹는 하마' 제2 순환도로 소송서 승소
[쿠키 사회] 광주시가 그동안 ‘혈세 먹는 하마’로 불려온 제2순환도로 자본구조 변경의 적법성을 둘러싼 항소심에서 승소해 이 도로의 관리·운영권을 가져오기 위한 발판을 구축했다.
광주고법 제1행정부(수석부장판사 장병우)는 9일 광주 제2순환도로 1구간 사업자 광주순환도로㈜가 광주시장을 상대로 제기한 ‘자본구조 원상회복을 위한 감독명령 취소소송’ 항소심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2003년부터 시작된 자본구조 변경 이후 지급한 이자 1401억원을 돌려달라는 시의 감독명령은 귀속대상 자체가 불명확하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광주순환도로는 광주를 포함해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와 서울 우면산터널, 부산 수정산터널 등 전국 13곳에 민자도로를 개설한 다국적기업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가 100% 출자한 자회사다.
따라서 이번 판결은 다른 지자체의 민자도로 운영방식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2003년 제2순환도로 1구간 소유지분을 100% 사들인 광주순환도로는 주주들에게 최고 20%의 높은 이자를 주고 돈을 빌리는 형식으로 2차례에 걸쳐 자본구조를 멋대로 바꿨다. 자기자본을 당초 28.7%에서 6.9%로 낮춰 법인의 재무상태를 악화시키고 결과적으로 고액 이자를 받아간 주주 겸 채권자들의 배만 불렸다는 것이다.
시는 이로 인해 2003년부터 2012년까지 10년간 1401억원의 이자를 더 물게 된 광주순환도로의 자본이 완전 잠식돼 정상적 운영이 어려워지자 자본구조를 원상회복하라는 감독명령을 내렸다. 이 회사의 2012년 말 부채총액은 2648억원으로 자본금 1352억원을 훨씬 초과했다. 하지만 광주순환도로가 “이사회를 거쳐 정상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한 것”이라며 이에 불복해 지난해부터 법정 소송이 진행돼 왔다.
수익형(BTO) 민간투자사업으로 2001년 1구간이 개통된 제2순환도로는 민간업체가 연 10% 정도의 최소 수익금을 도로 통행료에서 충당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시는 실제 통행료 수입이 예상보다 적을 경우 차액을 보장해 주는 MRG(최소운영수입보장) 협약을 맺고 맥쿼리인프라투융자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맥쿼리의 자회사인 광주순환도로는 이날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시는 맥쿼리 측과 향후 협상을 통해 제2순환도로 관리·운영권을 넘겨받게 될 경우 각계 대표들로 ‘시민협의체’를 구성해 향후 운영방식을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하 공기업인 도시공사가 채권발행으로 인수자금을 마련토록 하거나 제3의 민간회사에 위탁 또는 시와 시민들이 협동조합을 결성해 운영하는 3가지 방안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운태 광주시장은 2010년 출범한 민선5기 주요공약으로 순환도로 재정 경감을 제시해 당선됐다.
강 시장은 “순환도로의 비뚤어진 자본구조가 계약기간인 2028년까지 그대로 유지됐다면 순수 이자만 4880억원을 부당하게 물어야할 상황이었다”며 “이번 2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이자 감소와 MRG 폐지로 최소 3497억원에서 최대 1조원의 시민혈세를 절약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